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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층 기술력 확대돼야 경제 회생"…고졸 전문인력 대세
2015-06-29 11:30:03 2015-06-29 11:30:03
제시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 병원이 운영하는 ‘너의 꿈을 쫓아라(Chase Your Dreams)’란 인턴십에 지원했다. 번듯한 직장은 아니었어도, 사회 경험을 쌓기엔 좋은 기회였다. 그는 6주 과정을 다 이수한 후, 병원에서 제공하는 5개월짜리 병원 실무 과정도 마쳤다. 이때 받은 교육은 제시카가 내과 어시스턴트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미국의 힐챕터 공립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시사전문지 US뉴스(usnews.com)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제시카와 같은 중간 정도 숙련직(middle-skill job)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학력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고졸 출신의 학생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 저기술·저임금 노동자와 고기술·고임금 노동자가 대거 양산되는 노동시장 공동화(hollowed out)가 진행되고 있어 중간 숙련직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버닝 글래스 테크놀로지스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중간 수준의 IT 기술을 요구하는 기업이 큰 폭으로 늘었다. 실제로 중간층 일자리 채용공고 중 IT 기술을 자격조건으로 내건 기업은 78%에 달했다. 엑셀과 같은 디지털 기초 스킬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IT 기초 교육을 이수하는 것이 취업으로 가는 지름길인 셈이다.
 
임금 수준도 높은 편이다. IT 스킬이 없는 인력은 시급으로 20달러14센트를 받고 중간 숙련직은 22달러66센트로 12% 더 많은 돈을 지급 받는다. 각 주별로 임금이 약간씩 다른데, 시카고 주의 경우에는 중간층 인력에 시간당 26.93달러가 돌아간다. 이는 시카고 주 최저 임금인 8.23달러보다 3배나 많고 생활임금 18.98달러보다 40%가량 높은 수준이다. 시카고 주 당국은 중간 숙련직이 늘어나면 실업률이 내려가고 지역 경제는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중간층 기술력이 확대돼야 시카고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적은 노력으로도 중간 숙련직을 늘릴 수 있다고 본다. 관련된 일자리 공석이 많은 데다 법 규정을 고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와 기업, 비영리 단체 간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IT 환경에 맞는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나 사무용 어플 개발 교육을 IT 기초 교육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동시장 분석업계 관계자는 “첨단기술과 코딩 능력이 고급 기술로 각광받고 있지만, 널리 사용되는 사무용 어플과 소셜미디어 툴과 같은 기본 도구를 익히는 것도 근로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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