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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이호준의 야구는 멈추지 않습니다
2015-06-02 11:13:44 2015-06-02 11:13:44
(사진=ⓒNews1)
 
"죽을 때까지 야구인으로 남을겁니다."
 
한국나이로 불혹(不惑)이다. '어떤 것에도 유혹되지 않는다'고 공자는 말했다. 자신의 임무와 팀 성적에만 집중하고 있는 이호준(39·NC 다이노스)을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오로지 야구만 생각한다. 19시즌째 프로생활을 하고 있는 이호준은 최근 물오른 활약에도 크게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운이 잘 따르는 것 같다"고 애써 담담하게 말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보인다. 기록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타율 3할3푼1리(178타수 59안타) 14홈런 62타점을 기록 중인 이호준은 타점 부문 1위에 올라있다.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계)는 1.055에 이른다. "(나이 든다고)배트 스피드 떨어지는 건 없다"고 이호준은 잘라 말했다. 통산 300홈런 고지도 1개 남았다.
 
불혹이 돼서야 '커리어 하이'를 찍을 태세다. 5월까지 기세를 유지한다면 타율뿐만 아니라 홈런, 타점, OPS 모두 자신의 야구경력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40'이라는 나이는 운동선수로 내리막길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증명해내고 있다.
 
"비결이 어디 있어요. 마음 편하고 즐겁게 하니까. NC에서 3년은 운이 잘 따르는 것 같다. 운이 좋은 거다. 여러모로 저를 잘 되게 해주려는 분들을 만났다. 그게 운이 좋은거다. 여기와서 야구하는 거 자체가 그렇다. 즐겁게 야구하려고 노력하는데 야구장에서 즐겁고 신나니까 성적도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거 같다."
 
지난 시즌 NC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날에도 이호준은 비슷한 말을 했다.
 
"재수가 좋은 것 같다(웃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을 때 감독님과 구단주님이 NC로 불러주신 것을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나이도 많고 (선수로서) 크게 메리트도 없었는데 불러주셔서 기쁜 일을 생기게 해주신다."
 
이호준은 2013시즌 NC로 팀을 옮긴 후 지금까지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하지만 운이 좋은 쪽은 이호준보다 NC일지 모르겠다. 이호준은 고참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그의 방망이 실력은 NC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에도 공헌했다.
 
5월까지 보인 이호준의 기세는 거침없이 질주하는 폭주기관차와 같았다. 하지만 더운 여름 고비가 올 것이라는 것을 '백전노장' 이호준은 알고 있다.
 
"목표가 어디 있습니까. 마음 같아선 지금처럼 쭉 했으면 좋겠는데. 분명히 어려운 고비가 올 거고, 안 좋은 시기도 분명히 올 건데. 현명하게 잘 넘기는 게 올해 목표다. 현명하게 어떻게 잘 넘기느냐 부상 없이"라고 이호준은 말했다.
 
그러면서 "역시 개인이 아니라 팀이 중요하기 때문에. 팀이 잘 돼야 저도 빛나는 거라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데 모든 초점을 맞춰야죠"라고 덧붙였다.
 
(사진=ⓒNews1)
이호준은 NC와 계약기간이 올해까지다. 이호준의 현 실력은 재계약하는데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이호준은 떠날 거라는 확신일 들면 미련 없이 떠나겠단다.
 
"은퇴 전까지 할 수 있는 거 최선을 다해야죠. 늘 마음은 갖고 있어요. 내가 실력이 안 되거나 더 이상 팀에 힘이 되어줄 수 없는 그럴 때가 오면 미련 없이 은퇴할 거라고. 외국에 나가서 공부도 하고 싶고 그런 계획도 하고 있어요. 죽을 때까지 야구인으로 남아야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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