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이충희기자] SK그룹이 설익은 사회적기업 지원계획을 마치 확정된 사업처럼 과대포장, 발표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해당 사회적기업 대표와 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태원 회장의 치적으로 부각시키는 등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원사업 자체가 사회적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보다, 생색내기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진정성에 의구심도 든다.
SK그룹은 지난 17일 'SK 최태원 회장 출연 사재, 사회적 기업 수혈 시작'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최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털어 설립한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가 유망한 청년 사회적기업가 5명을 첫 투자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내용이다.
투자대상으로 선정된 사회적기업은 '연금술사', '에이컴퍼니', '리아프', '터치포굿', '자락당' 등 5곳이다. SK는 해당 기업들의 사업내용을 설명한 뒤 "혁신적인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해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겠다는 SK의 의지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사회 문제의 혁신적 해결을 위한 노력으로 기대된다"고까지 살을 붙였다.
18일과 19일 <뉴스토마토>가 이들 사회적기업을 취재한 결과, 실제로 투자를 받기로 한 곳은 1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끝내 연락이 닿지 않은 A기업을 제외한 3곳은 KAIST 청년창투의 투자를 받을 지도 미정이다. 이 가운데 B기업은 아직 KAIST 청년창투로부터 투자계획 초안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투자대상으로 선정됐다고 알려진 이들 사회적기업들은 SK그룹이 언론을 통해 해당 내용을 발표하기 전까지 진행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사회적기업 대표는 "언론 보도를 통해 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알게 됐다"면서 "아직 계약을 완료한 것도 아닌데, 마치 투자를 받는 것처럼 발표돼 황당하다"고 말했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기업들 중 일부는 실제 투자를 받을 지도 미지수다. 한 곳은 협상에서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AIST 청년창투에서 제시한 조건이 당초 기대나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의 저금리 대출과 별반 차이가 없는 데다가, 계약조건을 불이행할 시 패널티가 뒤따라 투자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투자는 사업성에 대해 확신과 함께 위험부담도 같이 지겠다는 것인데, SK가 제시한 조건은 이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해당 사회적기업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또 다른 사회적기업 대표는 "통상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은 사업성이 검증된 사례에만 뒷받침되기 때문에 회사 운영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시간을 주지만, SK의 지원책은 저리 대출의 개념에만 머물러 있다"면서 "투자조건이 썩 좋지 않아 계약을 체결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지난달 중순 투자 심의를 끝내고, 대상 기업에 통보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청년 사회적기업가와 투자에 대한 세부사항을 현재 논의 중이며, 상당 부문 진척됐다고 해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한 업체는 투자 집행을 완료했고, 나머지 업체들도 곧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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