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가치 조사] 그들은 도대체 왜 떠났을까?
우리가 사는 세상
2015-03-05 17:37:00 2015-03-05 18:12:50
◇자료=바람아시아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 소속 대학생 기자단 YeSS가 2.1지속가능연구소와 함께 현대리서치에 의뢰하여 진행한 <대학생 가치 조사>에서, 응답자 48%가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나라로 이민 가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보통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18.8%였으며‘그렇지 않다’라고 답한 비율은 ‘33.1%’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50여 대학 2,348명에게서 조사한 것으로, 7점을 기준으로 설문했을 때(“전혀 그렇지 않다”는 1점, “보통이다”는 4점, “매우 그렇다”는 7점), 응답점수의 평균값은 4.24점이었다. 100점으로 환산할 시에는 54점이다.
 
그래프는 최근의 젊은이들이 과거 세대와는 달리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 대해 맹목적인 애국심을 품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울러 자유가 보장받은 현대사회에서 이민을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한 하나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대학생이 많다고도 볼 수 있다.
 
이는 스포츠에서도 두드러지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작년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뒤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큰 화제가 되었던 ‘빅토르 안(안현수)’이 그 예다. 과거, 야구선수 ‘백차승’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따낸 사례가 있었지만, 국민들은 냉담하게 반응했다.
 
반면, 똑같이 태극마크를 포기하고 러시아로 간 ‘빅토르 안’에게 국민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내며 대한빙상연맹, 더 나아가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대한민국의 전체적인 구조를 비난했다. 몇몇 젊은 대학생들은 안현수의 SNS를 찾아가 격려하기도 했다.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 남자 선수 단일 3관왕에 올랐던 안현수였지만, 국가대표 훈련 중 당한 부상에 대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대한빙상연맹으로부터 퇴물 취급을 당했다. 이는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대한민국과 달리, 러시아는 안현수의 재활을 지원하며 그의 재기를 도왔고, 결국 안현수는 8년 만에 복귀한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쇼트트랙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여자 선수 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올랐던 쇼트트랙의 ‘진선유’도 국가대표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지만,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채 홀로 재활을 시도하다 기량 회복에 실패하여 결국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훌륭한 선수들이었지만 정작 나라는 그들을 외면한 것이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강조한 것이 결국 뛰어난 인재를 잃게 하였다.
 
대한민국을 떠나 다른 조국을 선택한, 또 다른 경우는 많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성훈(일본명: 요시히로 아키나마)’은 재일교포다. 그는 일본에서 유망주로 불리며 끝없는 귀화제의를 받았지만, 매번 이를 거절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국가대표를 꿈꾸며 훈련했다.
 
하지만 ‘파벌’ 다툼에 번번이 심판판정 불이익을 받으며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했고, 결국 일본 국적을 취득하게 되었다. 지연을 앞세운 잘못된 줄 세우기 문화가 한 재일교포 유도선수의 태극마크를 달으려는 꿈을 꺾어버린 것이다.
 
자이니치(재일한국인)였던 축구선수 이충성(일본명: 리 타다나리) 역시 큰 꿈을 안고 대한민국으로 왔다. 그러나 조국에서 ‘반쪽바리’라는 소리를 들은 것에 큰 충격을 받고,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일본으로 귀화 후 일본의 국가대표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오히려 ‘조센징’이라고 차별받지 않았다. 그래서 당연히 조국 대한민국에서도 자연스럽게 융화될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조국에서 우리를 등한시하는 것을 보고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한국어가 어눌하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고,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같이 어울리지 못했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지 않아 안타까웠다.” 이충성과 그의 아버지 이철태 씨가 털어놓은 말이다.
 
또한, 얼마 전 축구선수 ‘정운’이 크로아티아의 귀화제의를 받아 큰 화제가 되었다. 많은 축구팬들은 한국 축구보다 강한 크로아티아의 귀화 제의를 받은 잠재력 있는 선수를 알아보지 못한 현실에 낙담했다. ‘군대’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라는 영예를 두고, 정운은 크로아티아 귀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중이다.
 
6년 전에는, 우리나라 여자하키 선수 6명이 집단으로 대한민국을 떠나 아제르바이잔으로 귀화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서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생활고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좋은 대우를 보장한 아제르바이잔에 이민을 간 것이다. 몇몇 인기종목과 선수에게만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는 현실을 알게 된 네티즌들 이를 안타까워했다.
 
스포츠 분야에서 이러한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많은 국민, 특히 젊은 대학생들이 과거 세대와는 다르게 맹목적인 애국심을 가지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스포츠스타들을 비롯한 많은 ‘공인’들이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만, 정작 국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보며 이민에 대한 생각을 키우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다른 나라로의 이민을 생각하며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것.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절차다.
 
“국가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을지를 기대하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라.” 케네디 전 대통령의 유명한 명언이 무색하게, 한국에서 조국에 대한 헌신을 더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쓰고 한국 음식을 먹으며 자랐지만, 익숙한 것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이민 가려 하는 속사정. 이를 단순히 개인주의 심화라 볼 수 있을까? 태극마크를 꿈꾸며 자란 그들은 도대체 왜 태극마크가 아닌 다른 국기를 달수 밖에 없었을까?
 
박주희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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