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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낙찰가율 100% 위엄, 대구 주택시장 어디까지?
지난해 평균 102%..비수기에도 90% 상회
2015-01-12 16:49:04 2015-01-12 16:49:04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지방 부동산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한 대구 주택시장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경매 낙찰가율이 수 개월 연속 100%를 상회하고 있는데다, 고가 낙찰을 받아도 시세 차익이 가능할 정도다.
 
◇ 대구 아파트, 1년 평균 낙찰가율 100% 웃돌아
 
12일 두인경매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2.36%로 1년 간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8.49명으로 1년 내내 열기를 이어갔다.
 
◇ 2014년 월별 대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 (자료=두인경매)
 
대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1월 101.45%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100% 선을 돌파했다. 이후 6~8월에는 97% 대에 머물렀지만, 9월 들어 다시 104.17%를 나타내며 12월까지 100%가 넘는 수치를 기록한 것. 즉, 여름철 비수기를 제외하면 대구에서는 감정가를 넘는 가격에 낙찰받는 경우가 다반사란 얘기다.
 
통상 낙찰가율 90%를 넘겨 낙찰받으면 고가 낙찰로 여겨져 시세 차익을 얻기는 커녕 시세보다 높게 낙찰받아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대구를 비롯한 지방에서는 아직 주택 가격이 저평가 된 곳이 많아 고가 낙찰을 받아도 시세 차익이 가능한 곳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경매 입찰이 진행된 대구 달서구 대곡동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8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 대비 111%인 1억9900만원에 낙찰됐다. 현재 이 아파트는 2억2000만원에 매매 시세가 형성돼 있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았는데도 2000만원 가량의 차익이 바로 가능한 셈이다.
 
이같은 인기는 비단 중소형 주택에 그치지 않는다. 수성구 수성동4가의 전용 186㎡짜리 대형아파트는 지난 9일 진행된 경매 입찰 결과 감정가 대비 122%인 4억76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감정가 대비 20% 이상 웃도는 금액에 낙찰됐지만 현재 이 아파트의 매매 시세가 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역시 남는 장사다. 입찰 경쟁률도 15대 1을 기록하며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대구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는 좀처럼 유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달 대구에서 낙찰된 20건의 아파트 중 경매에 나오자마자 낙찰된 신건 낙찰은 15건에 달했고, 이달에는 12건 중 1건을 제외하고 모두 신건 낙찰됐다.
 
문희명 강원대학교 부동산학 박사는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나타냈다면 같은 기간 대구를 비롯한 지방 광역시는 가격이 꾸준하게 우상향하는 모습"이라며 "수도권에 비해 주택가격이 저평가 된 만큼 감정가 대비 90% 이상 입찰해야 낙찰받을 수 있는 시장이지만 향후 시세 차익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 올해 공급 물량 금융위기 수준..신규분양 강세 여전할 듯
 
이렇듯 대구 아파트 경매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주택 공급이 장기간 부족한데 비해 혁신도시 등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주택 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고, 신규 분양만 했다 하면 높은 청약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구 아파트값은 5년 전 대비 51% 급등했다. 지난 2009년은 대구가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동안 발생한 극심한 미분양을 해소하고 분위기 반등에 성공하던 시기다. 미분양 아파트도 같은 기간 1만6009가구에서 554가구로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대구 주택시장 강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대구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은 4085가구로 지난해 공급된 물량의 20%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그동안 시장 호황 분위기를 타고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주택가격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대구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 (2015년은 분양 계획) (자료=(주)장백, 부동산114)
 
게다가 금융위기 이후 공급된 물량은 금융위기 이전 부동산 호황기에 비해 현저히 적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지역 분양 물량은 7만2229가구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3~2007년 10만130가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현재 대구 주택시장이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렇게 심한 과잉 공급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최근 몇 년간 대구 주택시장이 놀라운 성장을 보이면서 상승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런 우려를 딛고 계속 상승한 곳도 다름 아닌 대구지역"이라며 "기존에 신규 분양을 받았던 사람들이 실수요보다는 투자 목적의 가수요가 많은데다, 올 한해 거의 분기별로 3000가구씩 입주를 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가격 조정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신규 분양시장에 분명 호재가 된다"며 "기존주택에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와 더불어 새 아파트에 붙은 입주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신규 분양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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