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법정에서 변호사를 항한 법관들의 고압적인 언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한 '2014년 법관평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4년 연속 하위 5인 이내의 점수를 받은 A판사는 변호사에게 "재판을 제대로 받고 싶지 않느냐"는 취지로 면박을 주는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아울러 여러 사건을 번갈아가며 진행해 소송관계인을 1~2시간 정도 대기하게 하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무리하게 조정을 강요하는 등 소송을 부적절하게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지역 B판사는 공판기일마다 첫 20~30분가량은 피고인을 질책하고 야단치는데 사용한 탓에 피고인이 주눅이 들어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
또 C판사는 원고가 출석해 있음에도 원고 대리인에게 "입증자료가 없는 소송을 대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은 후 피고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원고에 대해 소취하를 유도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D판사는 변론기일과 조정기일에 기록을 파악하지 않아 이미 나온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구두로 설명하게 만들고, 잘 이해가 되지 않거나 원하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을 경우 "대리인, 지금 재판부 흔들려고 하는 겁니까"라는 말을 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에게 할당된 사건이 많다는 이유로 증인신청을 기각한 경우도 있었다. 원고와 피고의 주장이 극명하게 상반된 상황에서 이를 입증할 증인을 신청했으나 E법관은 "소액에서 한 달에 200건 이상의 사건을 맡고 있다"며 짜증내는 말투와 비하하는 표정으로 응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립을 지켜야 할 법관이 한쪽에 치우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원고 대리인이 주장하거나 입증할 내용을 법관이 대신 말하고, 편향적인 시각을 표출하며 변론기일을 진행했다는 것. 고압적인 태도로 피고 대리인의 진술을 제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과 무관한 내용에 대한 지적도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가 재판장의 이야기에 대해 논리를 전개하자 "넥타이를 똑바로 매고 와서 재판해야 할 것 아니냐"며 짜증을 낸 일도 있었다.
서울변회의 이번 조사는 전체회원 1만1681명 중 945명이 법관 1741명에 대해 5783건의 평가서를 제출한 것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전체 법관의 평균점수가 73.2점인 가운데 50점 미만의 평가를 받은 법관은 16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점수는 12.9점이다.
◇2014년 법관평가 결과 점수 분포도(자료=서울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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