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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내년엔 올해만큼 성장 어려울 듯
우체국 판매 확대·LTE 서비스 등 변수.."+α 사업자들로 재편될 것"
2014-12-17 19:30:04 2014-12-17 19:30:04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올해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해낸 알뜰폰(MVNO) 시장이 오는 2015년에도 이같은 추세를 이어가긴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속도보다는 방향성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예측이다.
 
대다수의 국내 알뜰폰 사업자들은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기반을 다지고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2012년 12월 말 126만명이었던 알뜰폰 가입자수는 2013년 12월 248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 지난 9월엔 400만명을 넘어섰다.
 
내년 1월부터는 우체국 수탁판매 사업자가 확대된다. 또 지난 7월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이통 자회사(KT(030200) 자회사 KTIS, LG유플러스(032640) 자회사 미디어로그)들이 LTE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MNO)들이 가격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낮은 가격' 이외의 메리트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올해 알뜰폰 인지도 대폭 상승.."주변환경 영향 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수는 431만5274명을 기록했다. 업계는 올 연말까지 450만~460만명의 가입자수를 확보해 전체 이통시장에서 7.8% 안팎의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올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은 정부 지원책 효과도 컸지만, 이통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외부환경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때에 따라선 의도치 않게 노이즈 마케팅의 중심에 서 흥행요소가 됐다는 것.
 
실제로 지난 1년간 이통시장엔 이슈가 넘쳐났다. 특히 이통시장의 고착화된 경쟁구조와 단통법 논란, 제4이동통신 출범 가능성 등이 논의될 땐 여지없이 가계통신비 인하 대안으로 알뜰폰 활성화가 거론됐다.
 
또 이통 자회사들의 알뜰폰 진출 논란과 일부 자회사의 불법 영업행위, 우체국 위탁판매업체 선정을 둘러싼 사업자간 대립 등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소비자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한 몫을 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원하든 원치 않든 이슈의 중심에서 재차 거론돼 어느정도 알 만한 소비자들에겐 충분히 인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년에도 시장이 점프하는 수준으로 커지긴 힘들고, 마치 우보(牛步)하듯 끈기있게 시장을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우체국 위탁판매 사업자가 기존 6곳에서 10곳으로 증가한다. 현재 6곳의 사업자 점유율이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 43%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얼마나 많은 유통채널을 갖고 있느냐가 가입자 확보의 관건인 만큼 주목할 만한 변수다.
 
또 2012년 가입한 고객들의 2년 약정기간이 올해부터 만료되고 있고, 이통 자회사를 비롯한 대형 사업자들의 요금·서비스 경쟁이 더욱 가열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자금여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LTE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중소 사업자들은 사업 유지가 어려워져, 이들을 중심으로 M&A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는 이어지겠지만 그 폭이 올해 성적 이상을 달성하리라 기대하긴 힘들다"며 "얼마나 차별화된 요금제와 서비스를 내놓느냐에 따라 알뜰폰 내 가입자 이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올해는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시장 규모를 키웠다면 내년에는 치열한 경쟁 속 차별화된 업체들이 선별되며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이는 결국 알뜰폰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캡처=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알뜰폰도 LTE 서비스 비롯, +α 필요하다"
 
알뜰폰 시장의 장기 성장을 위해선 LTE 서비스 확대를 비롯한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게 업계 대다수의 시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직은 이르지만 국내 알뜰폰 시장도 향후 음성이 아닌 데이터 중심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30여개에 달하는 알뜰폰 사업자 가운데 LTE 요금제를 출시한 곳은 20곳 가량이지만 대부분 서비스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망 도매대가를 비롯해 단말기 조달, 프로모션 등에 쓰이는 자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현재 3G 가입자가 훨씬 많더라도 한번 LTE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들은 꾸준히 LTE 단말기와 서비스를 원해 자연스럽게 가입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사업자들이 이익 구조로 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시장환경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일정부분 가격을 낮추더라도 알뜰폰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LTE 요금제의 경우 이통사가 가입비나 유심비 등을 폐지하면 직접 경쟁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알뜰폰은 무조건 저렴하다는 강점보다는 '합리적이고 똑똑한 서비스'라는 신뢰가 있어야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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