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생생뉴스현장)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벤처성공, 그것은 발상의 전환”
2014-11-28 09:27:11 2014-11-28 09:27:11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최근 스타트업 열기가 날로 더해지는 가운데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벤처창업에 관한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해 눈길을 끈다.
 
24일 김 의장은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적 벤처행사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의 기조연설자로 나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닷컴시대에는 한게임으로, 모바일시대에는 카카오톡으로 두 차례 대성공을 거둔 그는 어떤 조언을 줬을까.
 
그는 수학자 가우스의 일화에 대한 소개로 운을 뗐다. 가우스가 어렸을 때 학교 선생님은 1부터 100까지 더해서 답을 내보라고 했다. 다른 아이들이 1에 2를 더하고, 3을 더했을 때 가우스가 ‘5050’이라 말했다.
 
놀란 선생님은 어떻게 풀었냐고 질문을 했고, 그는 1부터 100과 100부터 1을 하나씩 짝지어 더하고, 2로 나눴다고 답했다. 이렇게 101이 100번 연속되면 10100이 되고, 이를 2로 나누니 5050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문제가 생기면 자기만의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식상한 답을 제시하곤 한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과 관점을 적용하면 훨씬 더 효율적인 답이 나올 수 있다는 게 김 의장의 설명이다.
 
그가 90년대 후반 웹보드 게임포털 한게임을 창업했을 때 자바 기반으로 게임을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으로 게임을 운영할 것인지 고민했다고 한다. 전자는 가볍지만 복잡한 구현이 어렵고, 후자는 복잡한 구현이 가능하지만 무겁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조금 생각을 바꿔 그래픽과 사운드 등 주요 기능은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으로 하되 나머지를 웹으로 구현함으로써 최적의 이용환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비즈니스 모델도 마찬가지다. 모객은 어렵지만 이용자당 매출이 높은 유료화 모델, 모객은 쉽지만 이용자당 매출이 낮은 광고 모델 사이에서 갈등했을 때 일부 기능에 대해서만 과금하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선보임으로써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이같은 발상의 전환은 카카오톡을 운영할 때도 적용이 됐다. 카카오톡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규모의 경제’가 필요했다. 그래서 하나의 앱임에도 불구하고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와 같은 앱마켓처럼 플랫폼을 표방, 다수 콘텐츠업체를 파트너사로 맞이해 극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는 “앞으로도 여전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겠지만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카카오톡 본연의 기능인 ‘연결’은 사람과 사람 뿐 아니라 사람과 정보, 사람과 사물도 가능하다.
 
그리고 사회공헌 역시 얼마든지 색다른 시도를 할 수 있다. 평범하게 재단을 설립해 기부를 한다면 일시적 효과 밖에 낼 수 없지만 비즈니스와 연계시키면 매우 파괴력이 높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월마트는 전국 지점에서 저소득층 대상으로 4달러치 의약품 기부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월마트는 이를 통해 기부는 물론 이슈홍보, 방문자수 증대 등 여러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현재 김범수 의장은 100인의 벤처기업 CEO를 지원한다는 목표 아래 육성(인큐베이팅) 및 투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의 인프라와 네트워크로 카카오와 같은 성공적인 기업이 다수 만들어진다면 기부하는 것보다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스타트업은 적절한 시기, 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창업자의 운명”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 김범수 의장 (사진=뉴스토마토)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