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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신당창당? 구당에 앞장 서달라" 일침
"반기문, 훌륭한 외교관으로 남게 해야"
2014-11-18 16:41:55 2014-11-18 16:41:57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당 출신 일부 인사들이 당 외부에서 신당창당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에 대해, 탈당이나 분당이 아닌 구당을 위한 창조적 파괴에 나서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1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당창당, 분당론 등에 대해 "지도부 입장에서 속상하지만 배척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창조적 파괴를 말했는데 (파괴보다는) 창조에 방점을 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부 당내·외 인사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만큼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창조보다는 '파괴'에 무게를 두고 신당창당, 분당론을 제기하는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이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 중에) 한 분도 탈당하지 않았다. 비대위원 하나하나, 전체 국회의원, 전체 당원이 모두 구당의 심정으로 하고 있다. 그분만큼 우리도 하고 있다는 것을 들려드리고 싶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최근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우리 나라가 배출한 훌륭한 외교관이 그런 외교관으로 남을 수 있도록 옆에서 건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 일각의 반기문 띄우기를 경계했다.
 
그는 이어 "지금부터 (대선까지) 3년이나 남았는데 유엔에서 잘하는 분을 들었다 놨다 하면 그 분도 사람인데 마음 흔들리지 않을 보장이 없다. 그분 입장에서도 불쾌할 것 까지는 없겠지만 거북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당내 계파문제에 대한 질문에 "친노라는 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자는 것이고 골고루,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말하는 것이라면 나는 친노에 틀림없다. 하지만 친노가 강경하다, 종북이다, 친북까지 연결해 낙인찍고 강경노선이라고 하는 것은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내가 친노 원조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강경론자가 아니다. 나는 늘 장외투쟁을 반대하고 의회주의를 생명처럼 (여긴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친노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계파가 패권으로 나아가서 공천권을 전횡하는 것이 문제다. 내가 비대위원장으로 있는 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비노 진영에 대해서도 "그 역시 친노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가자고 해야지 정론이지 (그렇지 않으면) 또 하나의 계파 이기주의일 뿐"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1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News1
 
문 위원장은 더불어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공무원연금 개혁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문 위원장은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내달 2일 자동부의되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 "약속은 신의와 성실로 지켜야 한다. 9월 등원, 10월 말 세월호특별법 합의 약속을 모두 지켰다"며 예산안 법정시한 준수를 강조했다.
 
다만 문 위원장은 "여야 합의로 며칠 늦춰지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라고 정확히 못 박을 수는 없지만 얼마든지 가능하고 법, 헌법 정신에 어긋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도 "뜸을 들이지 않으면 설은 밥이 되고 그러면 체한다"면서 정부여당의 신속한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 돈 내는 사람이 좀 더 내고, 받아 갈 사람이 덜 받아 가고, 받을 사람이 늦춰 받아야 된다.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해서 합의해야 한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정권이 넘어가는 사례도 있고 대통령에게 그럴 각오 아니면 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가능한 한 마지막까지 해서 양해안을 만드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잠잠해진 개헌논의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 정치의 병폐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도 87년 체제 만들기에 앞장섰지만 그때는 대통령 직선제만이 모든 문제의 해법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30년이 지난 지금은 제왕적 대통령의 옷을 분권형 대통령의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임기 동안 개헌 추진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한편, 문 위원장은 이상적인 정치지도자의 자질로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인용, "머리에 해당하는 균형감각, 가슴에 해당하는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뜨거운 열정, 배에 해당하는 용기가 잘 조화된 사람이 적격"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문 위원장은 "최근에 신뢰라는 대목에서 말을 하면 지키는 그런 사람이 결국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2년 전 내건 경제민주화·복지·한반도 평화 3가지 시대정신의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신뢰가 무너지면 지지기반에도 흔들림이 온다.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데에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더불어 "대통령 비서실장은 통치에도 수완이 있어야 하지만 정치력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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