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3일 중개보수 현실화 공청회 무산 현장(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8만2000여 개업공인중개사의 반발에도 국토교통부가 소비자 거래부담 완화를 위해 중개보수요율 인하를 결정했다.
이에 때해 공인중개사협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부의 인하방침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협회는 동맹휴업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천명했다.
국토부의 방침이 강행될 경우 3억원 이상 전세와 오피스텔을 찾는 세입자는 중개보수가 절반으로 줄어어 부담을 크게 덜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개업중개업소의 수입도 반토막나게 되는 셈이다.
◇국토부 "실제 통용 보수요율 명문화, 중개업소 손해 없을 것"
국토부는 3일 매매 6억원, 전세 3억원 이상의 고가구간의 요율을 현실화한 부동산 중개보수체계 개선안을 확정·발표했다. 개업공인중개사의 난입으로 무산됐던 지난달 23일 공청회에서 밝히려던 내용 그대로다.
국토부에 따르면 기존 0.9%이하 협의였던 매매 6억원 이상 거래보수요율은 ▲6억원~9억원 0.5%이하 협의 ▲9억원 이상 0.9%이하 협의로 구분했다.
전세 역시 기존 0.8%이하 협의였던 3억원 이상 거래구간을 ▲3억원~6억원 0.4% 이하 협의 ▲6억원 이상 0.8%이하 협의로 세분화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오피스텔의 중개보수요율도 개선했다.
사실상 주거용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용도상 상업용시설로 분류되는 오피스텔은 비주거용 중개보수요율인 0.9%이하에서 협의토록 돼 있다. 이 경우 2억원 임대차 계약시 오피스텔은 일반주택 60만원보다 많은 최고 180만원을 보수로 내야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입식부엌, 화장실 및 욕실을 갖춘 오피스텔의 경우 매매 0.5%, 임대차 0.4% 이하 협의로 요율 인하적용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요율변경은 매매·임대차 역전현상을 해소하면서도 중개업계 손해는 거의 없는 실제 시장에서 통성 형성된 요율은 적용키로 했다"며 "소비자와 중개업소간 분쟁도 많이 줄어들면서 거래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주택의 중개보수 시·도 조례 개정 권고안을 각 시·도에 시달해 조례 개정을 요청하고, 주거용 오피스텔 요율에 대해서는 공인중개사법 시행 규칙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 12월말까지 모든 입법절차를 완료해 빠르면 내년 초부터 개정될 요율체계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개協 "부동산정책 실패 중개사에 전가, 현실 외면"
국토부의 요율 인하 방침에 공인중개사협회는 즉각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세값 폭등의 책임을 개업중개업자에게 전가하고, 중개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졸속 행정이라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부동산거래 침체와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은 정부의 주택정책 실패인데 왜 개업공인중개사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지 대안없는 무조건적인 중개보수 인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국토부를 질타했다.
이 관계자는 또 "33만명 이상의 공인중개사 과다배출에 부동산침체가 계속되면서 경영난에 20%가 폐업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종사자가 40~50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중장년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개업계가 무너지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국토부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도 꼬집었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주거용 설비의 명확한 특정과 부가가치세 등 세법상 적용 문제 등 주거용으로 적용할 만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채 요율을 인하했다는 것이다.
또한 2000년 요율 개편 당시 5.25%에 달했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로 낮아졌음에도 월세 보증금 환산율의 조정이 없었다는 것은 시장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2억원 전세아파트를 보증금 5000만원의 월세로 전환시, 월 5%의 전환률을 적용해 임대료 75만원을 받을 수 있다.
보증금 5000만원에 월임대료 75만원의 중개보수를 정하기 위한 환산보증금은 1억2500만원이 된다. 환산보증금은 월세 보증금과 월세에 보증금 환산율 100을 곱한 값을 더해 산출한다.
이경우 같은 아파트지만 전세계약할 경우 중개보수는 60만원인 반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60만원으로 계약하면 보수는 37만원으로 낮아진다.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개업중개업소는 중개보수 소득 감소를 피할 수 없다.
김종래 협회 서초구대의원은 "월세 임대차에 대한 중개보수료를 계산하는 방식 때문에 월세시장의 확대는 수입 감소를 불러온다"면서 "보수요율 인하는 세입자 뿐 아니라 임대인에게도 돌아가 임대인은 추가수익을 발생해 좋을지 모르지만 개업공인중개사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중개보수 인하방침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장외 집회, 서명운동, 동맹휴업, 중개보수 규제에 대한 위헌소송 등 집단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직능경제인단체,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유권자시민행동 등과도 연대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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