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을 계기로 확대되고 있는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에 대해 북한의 책임 있는 선조치를 강조하며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류 장관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을 포함 다수 의원들이 '한국 외 주변국들의 북한과의 경제협력 확대', '개성공단 피해' 등을 근거로 '5·24 조치 해제 및 철회 검토를 요구하자 "정부도 5·24 조치를 계속 갖고 가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문제는 조치를 해제하려면 이것이 나오게 된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며 북의 책임 있는 선조치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류 장관은 "북과 함께 논의하고 대화를 통해서 결국 한반도의 분쟁, 갈등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아야한다는 점을 남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분쟁에 의해 발생한 조치인데 그것(북한 측의 책임 있는 조치) 없이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류 장관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금강산 관광도 중단된 이유가 있다. 우리 관광객이 거기서 피살된 사건에 의해 빚어진 것이라 신변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류 장관은 '앞으로 있을 2차 고위급 접촉에서 5·24 조치, 금강산 관광 등을 논의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새정치연합 김한길 의원의 질의에 "남북의 현안이 많고 주로 관심이 되고 있는 5·24 조치,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해서는 고위급 접촉이 되면 회담 테이블에서 다 이야기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 문제들에 대한 향후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통위 통일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News1
이날 국감에서는 5·24 조치 해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 및 요구가 이어지며 5·24 조치가 국감 주요 키워드로 다뤄졌지만 이 조치의 해제 여부에 쏠리는 관심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정부는 오늘이라도 대통령이 5·24 조치를 해제하라면 해제할 것 같은데 대통령이 그런 결단을 할 때 어떤 논리와 근거로 국민에게 해제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며 5·24 조치 해제 명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는 사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는데 박근혜 정부는 아주 구름 잡는 소리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의 책임 있는 조치'를 이야기하고 사과, 처벌, 재발방지 요구를 안 한다"며 "벌써 5·24 조치에 대한 톤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류 장관은 이에 대해 "남북 대화를 통해 5·24 조치 해제를 위해 북이 우리에게 취해야 하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런 것(을 논의할 수 있다)"고 답하고 "앞으로 북이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책임 있는 조치를 안 하면 조치를 해제하지 못 하는 것은 우리들의 원칙"이라며 5·24 조치 해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류 장관은 "'그런 것'이 정확히 뭔가"라는 유 의원의 질문에 "물론 사과라든가 재발방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역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여러 의원들의 진정성을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정치권이 정부에 5·24 조치를 해제하거나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대북(관계의) 지렛대를 없애는 것이라 전략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5·24 조치 등 대북제재 해제 요구 확산 흐름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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