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 제조업 경기, 회복세 확인..경기 전망은 '글쎄'
정부·HSBC 제조업 PMI, 나란히 연중 '최고'
미니부양책 효과에 경기 반등 확인
완연한 회복은 '시기상조'..부동산 리스크 경계
2014-07-01 16:04:27 2014-07-01 17:35:35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올 들어 최고치로 호전되며 안정적인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중국 정부와 민간 기관인 HSBC가 발표한 지난달의 제조업 지표는 각각 51.0과 50.7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에 올랐다. 4월부터 산발적으로 나타난 미니부양책의 효과를 증명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연초 불거졌던 경제 경착륙 우려는 크게 낮아졌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 등 경제를 위협할 만한 변수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HSBC 제조업 PMI, 나란히 연중 '최고'
 
1일 중국물류구매연합회(CFLP)와 국가통계국은 지난달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월의 50.8에서 개선되며 작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12개 하위 항목 중 9개 부문에서 전월대비 개선세가 포착됐다. 그 중에서도 신규 수출주문지수가 50.3으로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르며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신규 주문지수와 생산지수도 각각 52.8과 53으로 전월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고용과 수입 지수도 각각 48.6과 49.2로 전달보다 개선됐지만 기준선 50은 넘지 못했다. 부동산 침체 등으로 내수 회복이 더딘 반면 수출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PMI는 50.9에서 51.5로 오른 반면 중형기업과 소형기업의 PMI는 51.1과 48.4로 0.3~0.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날 공개된 HSBC의 제조업 PMI 확정치는 50.7로 집계됐다. 지난주 발표된 예비치 50.8에서는 소폭 밀렸지만 직전월의 49.4에서 크게 점프하며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올 들어 처음으로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을 상회하기도 했다.
 
HSBC의 지표에서도 신규 주문의 개선이 돋보였다. 이달의 신규 주문지수는 51.8로 15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신규 수출주문지수도 전달보다 상승했고 신규 업무량 지수도 1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 국면을 가르켰다.
 
류리강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두 개의 제조업 지표가 모두 이전보다 개선된 점은 일련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성장 동력이 확보됐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맨 스탠다드차타드 아시아지역 리서치 담당자도 "이날의 지표는 모두 매두 긍정적"이라며 "정부의 선택적 경기부양책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의 제조업 PMI는 전체 31개 산업의 3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되며 대기업과 국유 기업이 중심이 된다. HSBC의 제조업 PMI는 420개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된다. 이들은 수출형 민간 기업이라는 특징도 있다.
 
◇미니부양책 효과내며 경기 반등 확인
 
중국 제조업 경기 개선에 대해 시장은 "중국 정부의 미니부양책이 효과를 냈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천싱둥 BNP파리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니부양책이 경제에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전달에 비해 이 같은 추세가 보다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리차드 제람 뱅크오브싱가포르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미니부양책 사용에 실물 경제도 응답하고 있다"며 "PMI가 안정적 수준을 회복한 만큼 부양 속도가 늦춰질 수는 있지만 꾸준하고 점진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농촌 지역의 은행들을 대상으로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달 초에는 도시 상업은행의 지준율도 하향 조정했다. 중소기업과 농업부문에 대한 대출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80% 이상의 은행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30일에는 대출 활성화로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 예대율 기준을 완화키로 했다.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는 은행의 예대율을 현행 75%로 유지하면서도 대출한도 계산 방식을 조정해 대출 여지를 확대키로 했다. 예대율을 산정할 때 대출로 잡는 항목을 축소하고 예금은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과 농업 부문의 대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중국 정부는 철도와 공공주거 부문에 재정 지출을 늘리고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을 통해 경제 구조조정과 성장을 동시에 꾀하려 하고 있다.
 
줄리아 왕 HSBC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코너를 돌았다"며 "향후 몇 달간은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수요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완연한 회복은 '시기상조'..부동산 리스크 경계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전했다. 미니부양책의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는데다 부동산 경기 위축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조 마자르 모틀리풀 선임애널리스트는 "그간 중국 경제에 동력이 된 것은 부양책이 아닌 신용 확대"라며 "미니부양책의 효과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중국 경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단연 부동산"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정체되기 시작한 점은 분명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1~5월 도시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17.2% 증가하는데 그쳤다. 200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소우펀 홀딩스에 따르면 5월의 토지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45% 급감했다. 거래량도 지난해 동기대비 38% 줄었다.
 
현재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은 15~2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경우 건설·철강 등 관련 산업으로의 연쇄 둔화가 나타날 수 있어 파급력도 상당하다.
 
이 밖에 중국의 고질적 문제인 생산 과잉와 수출의 불안정한 회복세도 향후 변수 중 하나로 지목됐다.
 
알래스테이어 찬 무디스 애널리스틱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 우려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며 "과잉생산, 수출 회복 정체 등도 제조업의 부담"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반기 중 또 한 차례의 경기 위축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오는 16일 발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모아진다.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로이터는 7.3%, 블룸버그는 7.4% 성장을 점쳤다. 미니부양책 효과에 경제의 추가 후퇴는 없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7.4%였다.
 
니에원 화바오신탁 이코노미스트는 "선택적 정책 완화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7.5% 이상의 연간 성장률을 원할 경우 정부는 정책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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