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3차 대전 관전 포인트는?
정유4사, 알뜰주유소 무용론서 공급 눈독으로 선회
2부 리그, 삼성토탈과의 직접 경쟁 돌입
2014-06-10 16:39:14 2014-06-10 16:43:40
◇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알뜰주유소의 유류공급사 선정을 앞두고 정유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전국 1000여개에 달하는 알뜰 주유소가 정유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좌지우지할 만큼 영향력이 확대되자 알뜰주유소 입찰에 발 벗고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제5 정유소'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삼성토탈이 휘발유뿐만 아니라 경유 입찰에 가세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존 정유 4사와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이라는 막강한 브랜드력과 자본력은 여전히 잠재적 위협 요인이다. 특히 가뜩이나 수익성이 추락한 상황에서 삼성과의 직접 경쟁 구도는 이래저래 부담일 수밖에 없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삼성토탈은 알뜰주유소 입찰을 앞두고 대응전략 수립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 입찰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면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1부 시장은 농협중앙회와 석유공사가 공동입찰·공동구매를 통해 물량 확보에 나서는데, 정유 4사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011년 12월 알뜰주유소 출범 당시 시장논리를 앞세우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 정유사들이 불과 3년 만에 알뜰주유소 공급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으로 돌변한 것.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 입찰권을 노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업황 부진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가 지속된 게 컸다는 분석이다. 수익성에 발목이 잡힌 정유사들은 안정적 판로 확보 이외에 마땅한 자구책이 없는 실정이다.
 
알뜰주유소 수가 1000개를 넘어서면서 영향력이 커진 점도 입찰에 나선 또 다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알뜰주유소는 지난 4월 말 현재 1047곳으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10%가 업계의 희비를 가르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도맡고 있다. 알뜰주유소 등장 이후 업계 1위인 SK에너지는 경질유 내수시장 점유율이 2012년 1월 33.2%에서 올해 4월 현재 28.9%로 주저앉았고, 2위인 GS칼텍스도 같은 기간 25%에서 24.1%로 소폭 뒷걸음질했다.
 
이와 반대로 알뜰주유소에 물량을 공급한 S-Oil과 현대오일뱅크는 1, 2위를 바짝 추격하는 도전자로 변모했다. 지난해 4월부터 수도권 및 충청과 강원도 등 중부권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 중인 3위 업체 현대오일뱅크의 점유율은 22.2%에서 23.1%로 소폭 올랐다.
 
영·호남권을 총괄하는 남부권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S-Oil 역시 16.3%에서 18.7%로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알뜰주유소의 등장으로 정유 4사가 20%대에서 유례없는 각축전을 펼치는 춘추전국시대가 개화됐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그간 시장논리와 알뜰주유소의 무용론을 앞세워 반대해 왔으나 알뜰주유소에 대한 공급이 시장점유율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2부 시장에서 정유 4사와 삼성토탈이 직접 맞붙게 된다는 점이다. 2부 시장은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 공급을 위해 휘발유와 경유를 대량 공급하는 업체를 선정하는데, 지난해 수의계약에서 올해 최저가 경쟁 입찰제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과 수입사를 비롯해 기존 정유 4사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삼성토탈이 최근 석유협회에 회원사 가입을 신청하는 등 제5 정유사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정유사들이 2부 시장 입찰에 가세하는 형국이 펼쳐지게 됐다. 기존 정유사들이 삼성토탈 견제를 위해 출혈 경쟁을 감수해더라도 공급권을 따낼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토탈을 견제할 것이냐 수익성이 먼저냐 고민된다"면서 "비즈니스 관점에 입각해 입찰 참여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2부 시장의 물량은 전체 시장의 2.5%에 불과하지만, 업체 간 격차가 10% 내외인 상황에서 누가 입찰을 따내는지가 중요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정제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출혈경쟁에 대한 부담도 커 입찰 참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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