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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노조, 올 임금안 회사 위임 확정
2009-02-25 21:32:57 2009-02-25 21:32:57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맞아 노조 설립 이래 처음으로 올해 임금 요구안을 회사 측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25일 울산시 동구 전하동 사내 1야드 대회의실에서 대의원 187명 중 174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 요구안을 회사에 맡기는 안건을 회의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서 노조의 오종쇄 위원장은 18일 경북 경주의 한 콘도에서 열린 대의원 수련회에 이어 23일 조합원 설명회에서 임금요구안을 회사에 위임하겠다는 입장을 잇달아 밝혔다.

이날 대의원대회는 이 같은 입장을 노조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하는 자리였다.

노조는 또 조합원의 고용을 최소 3년 이상 보장하고 협력사 노동자의 노동조건 저하를 금지하라는 등의 부가 요구안도 함께 마련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까지 14년째 임금과 단체 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해왔지만 이번처럼 임금요구안을 회사에 맡겨 무교섭으로 타결하는 것은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처음이다.

노조는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임금요구안 회사 위임안이 통과된 만큼 이르면 내달 2일 위임식 행사를 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대표 회사인 현대중공업 노사가 무교섭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하면 그룹 산하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삼호중공업을 비롯해 다른 조선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김종욱 상무는 "노조가 회사의 어려움을 적극 이해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결단을 내려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노조가 공식적으로 임금 위임을 제안하면 회사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노조와 조합원들의 협력에 화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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