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PTA 장기불황에 '울상'
가동률 조정 및 매출처 다변화에 총력
2014-01-25 10:00:00 2014-01-25 10:00:00
◇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내 유화업계가 PTA(고순도 테레프탈산)의 장기불황 속에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PTA는 PX(파라자일렌)를 가공한 원료물질로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섬유, 타이어코드, 필름, 병, 도료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PTA 시장은 지난 2012년 침체의 길로 들어선 뒤 2년 넘게 불황을 겪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신증설에 본격 나서면서 공급과잉이 촉발된 탓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품가격이 원료가격보다 낮은 역마진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은 고스란히 업황침체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25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1월 셋째주 PTA 평균판매가격(17일 기준)은 톤당 965달러로 조사됐다.
 
PTA 가격은 지난해 11월 톤당 1000달러선이 무너진 뒤 석달째 900달러대를 기록하며 바닥을 찍었다. 이는 업황침체 직전인 지난 2011년 3월 1500달러와 비교하면 36%나 하락한 수치다.
 
이 같은 부진한 흐름은 국내 업체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국내 PTA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기 때문이다.  
 
삼성석유화학이 최대 규모인 연산 200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105만톤), 태광산업(100만톤), SK유화(52만톤), 효성(42만톤) 등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기업의 총 생산규모는 619만톤인 반면 수요는 294만톤에 그쳐 자급률은 무려 210%에 달했다.
 
문제는 국내 업체들의 공급과잉을 해소할 시장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신증설에 불이 붙으면서 국내 업체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는 수치를 통해서도 뚜렷이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PTA 수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83.6%였다. 그러나 1년 뒤 82%로 1.6%p 낮아졌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PTA 신증설에 본격 나서기 시작해 지난해에만 820만톤 규모나 생산능력이 급증했다.
 
올해는 805만톤이 추가된다. 특히 중국은 100만톤을 웃도는 대규모 PTA 설비 중심으로 신증설이 이뤄져 '규모의 경쟁력'도 갖췄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 입장에선 갈수록 녹록치 않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PTA 증설은 지난해 정점을 찍었으나 올해도 신규 증설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분간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은 뒤늦게나마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각 업체들은 중국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가하면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풀가동 중인 삼성석유화학은 중동과 유럽 지역으로 수요처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도 중국발 역풍으로 적자 탈출은 요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 2012년(1072억원 적자)과 비교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대체 시장 확보에 나서는 한편 원가절감 등 수익성 문제를 해결한 방안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말 PTA 공장 가동률을 낮췄다가 연초부터 회복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PTA의 원료가 되는 PX공장의 가동률이 지난해 연말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가 1월 들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면서 "조만간 PTA 가동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과 효성의 가동률은 각각 90%대 중반, 90%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태광산업의 경우 자체 수요가 10%안팎이어서 기존 생산공정 개선은 물론 거래 선을 넓히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효성의 경우 당분간 현 가동률을 유지하며 시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효성은 폴리에스터원사를 비롯해 PET, 타이어코드 등 일괄생산체제를 갖춰 자체 수요가 70%에 이른다. 비록 생산 규모는 작지만, 자체 수요가 없는 삼성석유화학과 롯데케미칼보다 급격한 시황변화에는 충격이 덜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가장 큰 수요처였던 중국이 공급과잉으로 수출길이 좁아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의 수요 증가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생산능력을 조절하면서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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