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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리모델링' 수원야구장, 마법사의 둥지로 변신 중
2013-12-14 08:34:29 2013-12-14 08:38:05
◇수원야구장 증축 리모델링 공사현장 내부. (사진=이준혁 기자)
 
[수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 프로야구를 뒤돌아보면 NC의 선전을 잊을 수 없다. 처음 1군에 진입해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당당히 7위에 오르며 프로야구 일원의 하나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오는 2015년 시즌에는 또다른 새로운 팀이 프로야구의 문을 두드린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KT위즈다.
 
인구 110만 규모의 수원시는 많은 인구와 좋은 경제력을 토대로 기초자치단체임에도 야구단의 유치에 성공했다. 그리고 KT라는 대기업을 만나 지역을 빛낼 새로운 팀의 발돋움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KT위즈는 대기업의 자금, 연고지인 수원시의 행정지원, 조범현 감독의 조련을 통해 2015년의 화려한 1군 등장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야구장 리모델링 공사도 이런 지원의 일환이다. 기초자치단체로는 거금인 127억원을 투입해 야구장을 새롭게 변신 중이다.
 
뉴스토마토는 수원 시민들의 관심사이자 많은 야구팬들이 지켜보고 있는 수원야구장의 리모델링 현장을 최근 찾았다. 현재 공사 상황과 향후 계획을 살펴봤다.
 
◇수원야구장 증축 리모델링 공사의 입면 디자인 계획. (이미지제공=동부건설)
 
◇마법사 둥지로 비상할 수원구장
 
수원구장은 지난 1989년 4월2일 문을 열었다. 국도 1호선 수원 구간의 북부 중심인 장안구청4거리 동남측에 접한 이 곳은 좌석수가 1만4465석으로 적지 않았고, 홈에서 펜스까지의 거리도 좌우 100m(이후 95m 변경)·중앙 125m로 당시의 국내구장 중에서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프로야구와 수원구장의 인연은 그리 좋지 않았다. 개장 이후 인천·경기 지역 연고 구단인 태평양 돌핀스의 제2 홈구장의 역할로 쓰였고, 태평양의 후신인 현대 유니콘스는 서울 입성을 목적으로 인천을 떠나면서 '임시연고지'로 수원구장 시설을 사용했다.
 
떠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구단에 정을 주기는 어렵다. 지난 2000~2007년 현대 시절 수원구장은 적은 관중수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의 해체와 함께 연고구단이 사라진 이후로 수원야구장은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경기를 비롯한 아마추어 구장으로 쓰였다. MBC 드라마 '2009 외인구단'의 촬영지로도 활용됐다.
 
수원구장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2012년이다. 프로야구 제10구단 연고지를 결정하기 위한 경쟁에서 수원시가 KT그룹과 함께 유치전에 참여했던 것이다. 수원시는 결국 유치전에 승리했고 수원구장은 먼훗날 신축 구장을 만들기 전까지 KT가 사용하게 됐다.
 
리모델링 공사비는 '290억원'이다. 수원시가 127억원을 들이며, 잔여 163억원은 중앙정부·경기도가 각각 88억원과 75억원을 나눠 부담한다. KT그룹은 이후 실사용을 위한 개보수를 담당한다.
 
공사 입찰이 2차례 유찰된 끝에 동부건설 컨소시엄(시공 동부건설·설계 ANU디자인그룹)이 공사를 맡게 됐다. 수원시와 컨소시엄 측은 지난 11월11일 본공사 계약을 완료했고 내년 10월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수원야구장 증축 리모델링 공사의 핵심은 내야에 위치한 스탠드의 증축 공사다. 이를 통해 연면적을 넓혀 관중석을 늘리며, 수익시설이 들어올 공간을 확보해 향후의 수원야구장 운영비를 보충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기존 스탠드 보수 공사와 3~4층 스탠드 증축
 
13일 현재 공정률은 15%로 아직까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실제로 야구장은 여러모로 휑했다. 중앙부 좌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철거된 상태로, 25년차로 노후한 구장의 스탠드가 속살을 그대로 드러냈다. 프로야구 경기가 치러지는 다른 구장에 비해서는 짧지만 그렇다고 마냥 짧다고 여길 수도 없는 수원구장의 지난 세월 흔적이다.
 
그나마 스탠드 골조가 있기에, 비록 공정률이 15%라도 야구장의 공사 현장이란 점은 확연했다. 그라운드 모양도 선명했다.(그라운드 공사는 이번 공사의 과업에서 제외됐다. 향후 새로운 입찰을 거쳐 진행된다.)
 
공사의 공식 명칭은 '수원야구장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다. 리모델링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증축도 함께 이뤄지는 것이다. '증축'으로 표현할 만한 부분은 내야 스탠드 쪽이다. 기존 2층 규모 스탠드가 3~4층 규모로 확장된다.
 
스탠드의 확장공사는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존 1만4465석 규모를 2만석으로 크게 확충되는 좌석은 모두 이 곳에 생긴다. 기존 1만1165㎡에서 향후 2만24㎡까지로 대폭 넓어질 연면적 또한 내야 스탠드 확충을 통해 대부분 이뤄진다.
 
확장은 여러가지 효과를 가져온다. 좌석이 확충되고 야구장 규모가 커지는 효과도 있지만 수익시설 활용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부대 효과도 도출된다. 스탠드 하부에는 KT가 임대하는 형태로 활용되는 수익시설이 들어선다. 입지가 좋아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치 2년차인 중앙 좌석을 제외한 좌석을 없애고 스탠드 전체를 공사 중인 수원야구장에 대해 이철 현장소장이 상세히 설명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빅 테크테인먼트(BIC Techtainment)' 전략에 맞는 야구장
 
KT는 지난해 창사 30년을 맞은 IT기업이다. KT위즈는 야구장 내에 야구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빅 테크테인먼트(BIC Techtainment)'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KT의 'BIC전략'에서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관객 시선이 집중되는 전광판이다. 새로운 전광판을 들일 계획으로, 아직 어떤 전광판을 택해 어떤 절차로 설치할 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 그러나 KT와 동부건설은 가장 선명한 화질의 풀컬러(FullColor) 동영상 전광판을 설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IT 선도기업이 새 야구장에 어떤 전광판을 설치할지 기대된다.
 
향후 수원~인덕원 복선전철 개통시 생겨날 '수원야구장역'과 연결될 공간에도 KT의 분위기가 담긴다. 넓은 메인광장을 통해 보행동선을 분산시키고, 소나무군 식으로 상징성을 강화한 윙 테라스(Wing Terrace)를 건설하며, 소나무를 설치해 쉼터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미 설계에 반영된 것으로 이번 공사에서 진행된다.
 
이번 공사를 진행하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공사 발주자인 수원시는 물론 실사용자인 KT그룹과도 원만하게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금처럼 공사가 이뤄지면 공사와 관련된 잡음이 많은 일부 도시와 달리 아무 탈없이 적기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2군 경기를 수원 성균관대 야구연습장에서 진행하는 KT도 1군은 신축 구장과 다름없는 이곳에서 경기를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철 수원야구장 증축 리모델링 공사 현장소장(동부건설)은 "KT와 수원시 그리고 현장, 삼자간의 협의는 원만하다"면서 "좋은 품질의 명품 수원구장이 되도록 짓겠다"고 자신했다.
 
수년째 입으로만 야구장을 건설한 지자체나 야구장의 건설과 관련해 잡음이 많은 다른 도시와 다르게 수원시는 KT그룹과 원만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사를 맡은 동부건설 컨소시엄도 여러모로 좋은 야구장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많은 야구팬과 수원 시민들이 적극 기대하는 신축구장이 탈없이 제대로 지어지기를 기원한다.
 
◇수원야구장 증축 리모델링공사의 준공 조감도. (이미지제공=동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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