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비중 1위 KB 주담대 한도 반토막…타행 "이상 무"
2026-07-13 06:00:00 2026-07-13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정부 규제보다 강한 수준으로 낮춘 가운데 은행권 전반으로 대출 규제가 확산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대출 자산 포트폴리오 중 가계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대출 수요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모습인데요.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비중이 적은 다른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직접 한도 축소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기업대출 여력 확보' 선제 대응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 최대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했습니다. 기존에는 정부 규제에 따라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최대 6억원까지 가능했지만 은행 자체적으로 한도를 절반으로 낮춘 것입니다. 비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역시 최대 3억원으로 제한됩니다. 정부가 정한 규제 한도보다 은행 자체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라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조치가 금융당국과 협의한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초과했기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인 관리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의 대출자산 포트폴리오 구조가 이번 결정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계대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은행으로 꼽힙니다.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대출자산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8.1%에 달하는데요 다른 주요 은행들은 대체로 43~45% 수준입니다.
 
KB국민은행은 전통적으로 주택금융과 소매금융 부문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온 만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강화될수록 다른 은행보다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압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전체 대출자산을 무한정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할 경우 기업대출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당국은 올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말 대비 1.5%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입니다. 개별 주요 은행의 관리 목표는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국과 협의한 주요 은행의 평균 증가율 관리 목표가 1% 안팎으로 형성될 경우 은행권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의 절대 규모도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다시 빨라지고 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74조9608억원으로 전달 말보다 4조1378억원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입니다. 올해 초 감소세를 보였던 가계대출이 4월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증가 폭도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관련 안내가 게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타행 "모기지보험 중단 등 간접 규제 시행"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과 같은 직접적인 대출 한도 축소가 즉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은행별로 가계대출 비중과 증가율, 연간 총량 목표 대비 소진율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강도의 조치를 따라갈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직접적으로 주담대 한도를 크게 낮추기보다 기존 수단을 활용해 대출 속도를 관리할 여지가 충분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관계자는 "특정 은행의 조치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각 은행이 자신의 대출 포트폴리오와 총량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은행들은 주담대 최대 한도를 직접 낮추지 않고도 대출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모기지보험(MCI·MCG) 신규 가입 중단입니다. MCI·MCG는 주담대를 받을 때 소액임차보증금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을 보완해주는 보험·보증 상품입니다.
 
은행이 MCI·MCG 취급을 중단하면 차주는 같은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이 줄어들게 됩니다. 명목상의 주담대 최대 한도나 담보인정비율(LTV)을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대출 공급을 줄일 수 있어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 과정에서 활용하는 간접 조절 수단입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날부터 주담대 취급 시 MCI·MCG 신규 가입을 한시적으로 중단했습니다. 모기지보험 가입 중단 조치로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5500만원, 경기도의 경우 4800만원 정도 한도가 축소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대면 주담대(주기형 외) 금리감면권을 0.5%p 축소했습고, 고정·변동금리 전세대출 금리감면권도 0.2%p 내렸습니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주담대 5년 고정형과 6개월 변동형 금리를 각각 0.2%p 인상한 데 이어 추가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p, 주담대 우대금리를 0.2%p 축소했습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현재 속도로 이어질 경우 다른 은행들의 추가적인 대출 관리 조치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주택 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지는 특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은행권의 대출 관리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른 은행의 상황을 보며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대출 최대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했다. 서울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