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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년..'무한도전' 멤버들이 말하는 '무한도전'
2013-10-17 16:23:21 2013-10-17 16:26:51
◇(왼쪽부터)길-정준하-하하-유재석-박명수-노홍철-정형돈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40분이면 그들을 만난다. 2005년 5월 6일부터 시작한 MBC '무한도전'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마치 가족처럼 느껴질 정도로 친숙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주말마다 웃음을 책임져온 '무한도전'이 17일 오후 6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리는 '자유로가요제'를 앞두고 이날 오전 10시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8년 만에 처음 있는 행사다.
 
기자간담회에는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노홍철, 하하, 길 등 '무한도전' 멤버들 모두가 모였다.
 
이들은 그동안 '무한도전'을 통해 행복했던 시간 혹은 비판을 받으며 상처를 감내했던 아픔 등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또 시청자들 앞에서 울고 웃었던 추억 이면에 있는 지우고 싶은 흑역사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유재석 (사진제공=MBC)
 
유재석 "매번 일희일비 하지 않았다"
 
2005년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할 때부터 유재석은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다. 시청률 5% 시절에도 그는 최선을 다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했다.
 
커다란 웃음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기대 이하의 결과물을 내놓고 질책과 비판을 받은 시간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면 질책은 받아들이되 큰 영향을 받지 않으려 애쓴 것이 장수의 비결이 됐다.
 
'무한도전' 제작진의 회의에도 참석할 정도로 프로그램에 열정이 가득한 유재석은 "많은 분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았던 시간도 많지만, 반대로 아쉬움을 준 특집도 많았다"면서 "비판을 한다고 해서 기가 죽거나 하면 다음 방송을 준비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유재석은 "따끔한 질책이나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닌 가 싶다"면서 시청자들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표했다. 
 
◇박명수 (사진제공=MBC)
 
 
박명수 "정준하 팬티 내린 사건.. 진심으로 미안해"
 
박명수는 '무한도전'의 큰 형으로서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비판도 많이 받았다. 그 역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박명수가 8년 동안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는 2005년 더블에스오공일(SS501)과 함께 촬영했던 시기에 정준하의 팬티를 내린 사건을 꼽았다.
 
이 사건은 그간 방송에서 수 없이 나왔던 이야기로, 이 때문에 정준하는 박명수를 원망하기도 했다.
 
박명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준하의 바지를 벗긴 게 아직도 미안하다"면서 "SS501의 일본 팬들이 200명 정도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 팬티까지 내렸다. 그건 정말 지워버리고 싶다"며 다시 한 번 진심을 전했다. 
  
◇정준하 (사진제공=MBC)
 
정준하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 후회"
 
정준하는 '무한도전'에서 하차 요청을 가장 많이 받은 멤버 중 한 명이다. 몇몇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고, 다소 이기적인 성격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습이 방송에 그대로 드러나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간 정준하는 투정을 부리는 아이 같은 모습으로 방송에 주로 등장했다. '무한도전'이 예능이기는 하지만 리얼버라이어티 성격을 띠고 있어서 그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 보여졌고, 이는 질타로 이어졌다.
 
정준하는 그간 의연하지 못하게 대처한 것에 후회한다고 밝혔다. 박명수가 바지를 벗긴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당시에 정말 충격을 받았지만 만약 그 사건이 요즘 벌어졌다면 좀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준하는 "예전에는 몰랐는데 내가 어떤 것에 임하는 태도가 밝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만약 요즘 박명수가 내 바지를 내린다면, 아마 나도 박명수의 바지를 내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길 (사진제공=MBC)
 
길 "'무한도전' 하차언급 지워버리고 싶다"
 
그룹 리쌍의 멤버인 길은 현재 '무한도전' 멤버들 중 가장 늦게 합류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하차설을 겪은 인물이다. 특히 리쌍의 동료 개리와 함께 '무한도전' 콘서트를 개최하려했던 당시의 비난은 상당히 거셌다.
 
이 때문에 당시 길은 '하차'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스스로에 대해 "정말 흑역사가 많은 인물"이라고 소개한 길은 그 중에서도 하차 언급은 인터넷에서 모두 지워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니 당시 개리와 자신이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이제 '무한도전'에 참여한지 4년이 된 길은 "멤버들 중에서 가장 사고뭉치인데 요즘 들어서 '조금 웃긴다'고 해주신다"면서 "자만하지 않고 더 나아지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형돈 (사진제공=MBC)
 
정형돈 "백역사를 만들겠다"
 
정형돈은 유재석과 함께 2005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다. 그에게도 시련의 시간은 적지 않았다. 정형돈에게 있어 '무한도전'은 어떤 의미일까. 그에게도 지우고 싶은 시간이 많을 것이라 짐작되지만 의외로 정형돈은 의연한 태도를 취했다.
 
정형돈은 "매회 재미 있었건 재미가 없었건 흑역사도 모두 가지고 가고 싶다"며 "이제는 흑역사 보다는 백역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번 가요제를 통해 '무한도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정형돈은 "이번 가요제에서 개인 멤버들이 직접 한 소절씩 작사한 단체곡이 있는데 녹음하면서 고맙고 아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8년 반이라는 시간을 함께 한 것만으로 인생의 자양분이 됐다. 정말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어질 때까지 '무한도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홍철 (사진제공=MBC)
 
노홍철 "과거로 돌아가도 더 열심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한도전'"
 
케이블에서 길거리 리포터로 성장하던 노홍철을 과감히 지상파에 기용한 프로그램이 '무모한 도전'이었다. 이후 노홍철은 방송 재능을 유감 없이 펼쳤고,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무한도전'은 내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프로그램"이라고 스스로 인정한 노홍철은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 다른 것들은 이전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한도전' 만큼은 더 열심히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만큼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노홍철은 싸우고 혼나면서 많은 것을 터득했음을 고백했다. 노홍철은 "흑역사는 지우고 싶은 느낌인데, 그간 혼나고 싸운 기억들은 지우고 싶지 않다.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하 (사진제공=MBC)
 
하하 "'무한도전'은 내 인생의 로또"
 
하하는 '무한도전'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입대를 했고, 제대를 해서도 '무한도전'으로 복귀했다. 늘 재치있는 리액션으로 뚜렷한 존재감을 만들어내는 하하다. 그는 '무한도전'을 '인생의 로또'라고 표현했다.
 
하하는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예전에는 그저 목요일에 일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제 '무한도전'은 없으면 살 수 없는, 삶의 일부분이 됐다"고 전했다.
 
군 제대 이후 다시 적응하는 과정,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때 느낌 등에 대해 '말 못할 괴로움', '이루 말할 수 없는 힘듦'이었다고 토로한 하하는 "상상하기도 싫지만 프로그램이 끝나는 그날까지 미친듯이 울고 웃었으면 좋겠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무한애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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