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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무한상사 특집, 가벼움으로 치부하기엔…
2013-06-09 14:35:28 2013-06-09 14:54:58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특집이 정준하의 일장춘몽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4월27일 방송분에서 정리해고되는 정 과장의 이야기로 시작된 '무한상사'는 이달 1일 계란 프라이로 재기를 노리는 자영업자 정준하 이야기, 8일 계란 프라이 사업을 통해 대박이 터졌으나 물거품이 된 정준하의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다소 늘어지는 전개로 시청자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무한상사'가 남긴 사회적인 메시지만은 간과돼서는 안 된다는 평가다.
 
◇직장인들의 애환
 
무한상사 1편에서는 윗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모습, 아무리 상사에게 야단을 맞아도 대들지 못하는 모습,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마음으로 현실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모습, 정리해고를 당한 동료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해주지 못하는 모습, '여보 나는 살았어'라는 박명수의 전화통화에 담긴 비굴함 등 직장인들의 애환을 현실성있게 담았다.
 
또 직장생활을 하다 경험했을 감정들을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OST '원 데이 모어'(One Day More)를 통해 인용한 대목 역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새 신랑 하하, 대리운전을 통해 돈을 버는 정형돈, 인턴에서 정규직이 된 길, 상사에게 아부로 살아남는 노홍철 등 이들의 캐릭터 역시 현실감을 더했다.
 
특히 짐을 싸들고 나가는 정준하의 눈물과 뒷 배경에 흐르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해고'라는 무서운 형벌과 맞서고 있는 직장인들의 슬픔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다.
 
배우들의 노력과 뮤지컬 형식을 예능에 녹인 제작진의 노력과 멤버들의 조화로운 연기, 알찬 스토리는 생존경쟁으로 비화된 우리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면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예능'이라는 평을 듣게 하기게 충분했다.
 
◇자영업자들의 피말리는 현실
 
1편이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았다면, 2~3편은 자영업자들의 씁쓸한 현실이 묻어났다.
 
해고된 후 아내에게 말을 꺼내지 못한 정준하는 이내 고기 음식점을 차리지만, 확고한 지식과 정보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만든 음식은 동료들에게조차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난 주식 투자 실패, 빚더미에 오른 상황 등은 김광진의 '편지'의 첫 가사인 '여기까지가 끝인가봐요'와 어우러지면서 아픔이 전해졌다.
 
무한상사 1편에서 박명수가 말한 "이렇게 맛있는 프라이는 처음이야"로 비롯된 계란 프라이 사업은 기적 같은 성공을 불러 일으켰다. 성공에 성공을 거듭한 정준하는 이전 회사인 '무한상사'와 홈쇼핑에서 정면대결하는 상황에 맞부딪힌다.
 
과장광고로 '음 치킨'을 홍보하는 무한상사에 일개 개인인 정준하는 손을 써볼 힘이 없었다. 비록 아내 노라의 먹방으로 무한상사에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기적이었다.
 
무한상사 2~3편은 골목상권에 침투한 대기업의 힘의 논리에 나가떨어지는 일개 상인들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담고 있어, 또 다른 현실의 씁쓸함이 전달된 특집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리해고 피바람에 숨 죽이고 있는 직장인들, 을을 향한 갑의 무자비한 횡포, 자본을 앞세운 골목상권 진출로 막다른 죽음으로 내몰리는 중소 자영업자들의 아픔은 예능의 가벼움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인, 우리 모두의 아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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