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미국 당국자의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북한 핵무기가 정책적 고려 대상이 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해 뉴욕으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핵무기를 획득했고 2006년 초 시험도 했다"며 "그러나 이란은 핵무기를 아직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핵무기 개발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지목된 북한과 이란을 같은 반열에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두 나라의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대응 방향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 차이가)이란이 핵무기를 얻지 못하게 막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이유"라며 "북한처럼 이미 문턱을 넘은 국가의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다시 직면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정부 당국자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북한이 현재 상황에서 핵 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미국이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추진이 어려울 경우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과 마찬가지로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가입돼 있지 않지만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을 대하는 미국의 속내가 일견 드러난 셈이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북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양국의 내적 인식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정부는 북핵에 대한 한미 공조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한미 양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벤 보좌관의 발언 후에 미국 정부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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