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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평사, STX그룹 계열 신용등급 일제히 '하향'
2013-04-04 14:41:26 2013-04-04 14:43:52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유동성 위험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STX(011810)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에 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해운업이 활기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STX조선해양의 채권단 자율협약 추진 여파로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STX그룹 계열사의 장·단기 신용등급, 회사채,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한 것.
 
4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한국신용평가는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STX(011810)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강등한데 이어 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모두 내렸다.
 
STX조선해양(067250)STX팬오션(028670), STX엔진(077970)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기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고, 등급전망 역시 안정적에서 '하향검토'로 내렸다.
 
STX(011810)솔라와 STX에너지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로 유지했지만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STX그룹 계열사의 장단기 신용등급과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TX와 STX조선해양의 장기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하향검토)'로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STX,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등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내렸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달에 추가로 STX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향 조정한 것은 STX그룹 전반의 재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영향이 크다.
 
STX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지난 2012년에 이미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해 자구 노력을 진행해왔다. STX OSV 매각과 STX에너지 자본유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주력 산업인 조선업황의 침체가 가중되는 가운데 STX팬오션의 공개매각이 무산되면서 재무적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지난 1일 STX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이 채권금융기관과의 자율협약을 통한 신속한 경영개선과 재무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STX조선해양의 유동성 리스크 표면화됐고, STX그룹 전반의 재무적 대응능력과 대외신인도가 저하됐다.
 
이삼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은 "이번 STX조선해양의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신청은 장기간의 조선업 불황으로 사업으로부터의 현금창출이 급속하게 둔화되고, 과중한 재무적인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6500억 원의 회사채를 비롯해 유동성위험이 급증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할 목적으로 신청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실장은 이어 "STX는 2013년 만기도래하는 회사채가 과다하고 재무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지주회사로서 핵심 주력 자회사인 STX조선해양의 사업과 재무 실적에 따라 회사의 유동성 대응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반영해 조선해양과 더불어 STX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고 덧붙였다.
 
강봉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STX조선해양은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을 신청했다"며 "이번 공시에 따라 STX그룹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STX그룹의 유동성 위험이 보다 심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이번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 신청이 수용될 경우에는 직면한 유동성 위험은 경감될 전망이다.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면 일정기간 동안 채무 상환이 유예되거나 긴급 자금 등의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기업으로선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
 
이 실장은 "이번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신청이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수용되면 당면한 유동성 위험은 경감될 것"이라며 "하지만, 채권단의 지원 여부와 지원 규모, 지원 방식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대외신인도 저하에 따른 영향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국내 신평사들은 향후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를 통한 지원 방안의 내용과 경영개선 방안의 진행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등급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STX조선해양과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의 자율협약 체결 과정 및 결과, 채권금융기관들의 자금지원 여부, STX팬오션의 매각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 역시 "향후 채권금융기관 공동 관리를 통한 지원방안의 내용과 경영개선방안의 진행상황 등을 모니터링해 필요시 등급에 반영할 것"이라며 "STX엔진과 STX중공업 등 STX조선해양과 영업적으로 일정수준 관련을 가지고 있고 중국 법인에 대한 지급보증 제공 등으로 재무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계열사를 비롯해 그룹의 여타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관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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