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샤프 연합전선 구축..'적에서 동지로'(종합)
삼성, 경영난 겪고 있는 샤프에 1200억 출자
日 패널업체 '당황'..삼성 납품 더 어려워질 듯
입력 : 2013-03-06 18:02:34 수정 : 2013-03-06 18:04:57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경쟁사이자 애플의 최대 부품공급업체인 일본 샤프에 104억엔(1200억원)을 출자한다.
 
지난 십 수 년간 TV·디스플레이 업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삼성전자와 일본 샤프가 자본 제휴를 맺으면서 적(敵)에서 아군이 됐다. '경영난'이란 변수가 하루 아침에 적군을 아군으로 만든 셈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일본의 디스플레이 패널업체들이 한국 업체 견제를 위해 '재팬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키는 등 한·일 경쟁 구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이번 삼성·샤프 연합 전선이 미칠 파급효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샤프와 104억엔 규모의 자본·업무 제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중 샤프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지분 3%를 삼성전자에 넘길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에 TV와 스마트폰용 LCD 패널을 장기 공급하는 업무 제휴도 함께 협의하고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신문은 이번 출자가 성사될 경우 그룹 계열사 지분을 포함하면 삼성이 샤프의 5번째 주주로 부상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금융기관을 제외할 경우 삼성전자가 사실상 최상위 주주에 오르는 셈이다.
 
이 신문은 또 "한일 전자 대기업이 자본 제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며 "이번 제휴는 장기간 라이벌 관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새로운 재편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오사카와 위치한 샤프 본사.
 
이번 자본 제휴는 올초 애플이 아이폰5 액정 주문량을 절반가량 축소한 게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애플의 최대 부품공급사 중 하나인 샤프는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여기에 한 동안 추진해오던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과의 협상마저 진전을 보이지 않자 전자업계 라이벌 중 하나인 삼성전자로부터 대규모의 출자를 받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프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삼성전자에 평판 디스플레이용 32인치 LCD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중소형 액정도 삼성전자에 우선 공급하는 업무 제휴를 맺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샤프가 전략적으로 애플과 삼성전자 양쪽에 납품하는 쪽을 선택한다면 현재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진 애플 전용 라인 일부를 삼성전자 쪽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역시 안정적으로 LCD 패널을 공급받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에 강점을 지닌 샤프와의 자본제휴를 통한 거래선 다변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 등 한국 기업들과 경쟁을 위해 지난해 4월 출범한 재팬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이번 삼성과 샤프의 연합 전선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히타치와 도시바, 소니의 중소형 패널 사업부가 통합해 탄생했다.
 
지난해 재팬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5인치 풀HD LCD 패널 샘플을 전달하고 물량 공급을 제의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운데 삼성과 샤프가 손을 잡게 되면서 재팬디스플레이로서는 업계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삼성전자에 대한 납품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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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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