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이틀의 변화, 민생의 절망
입력 : 2012-12-21 14:54:03 수정 : 2012-12-21 17:11:27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단 이틀이 지났다. 흐른 시간에 비해 너무나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대선이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이 공공요금 인상안이 발표됐다. 눈치 보던 민간이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소주와 밀가루에 이어 빵과 라면, 두부와 콩나물 등 서민 생필품이 줄을 지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한파에 폭설까지 겹치면서 채소류 등 신선식품의 가격도 급등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 인상폭을 최대화해 실속을 챙김과 동시에 새 정부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다. 박근혜 당선자 측에서는 아직 아무런 제동이 없다.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부담이 될 사안을 현 정부가 미리 총대 메고 해결하겠다는데 속으로는 쾌재다.
 
출범 이전 민생은 내 책임이 아닌 게다. 책임의 주체가 모호한 이 기간 가계는 또 다시 빈 지갑을 털어야만 한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주부의 하소연은 이제 일상의 잔소리가 됐다. 그렇게 체념하고 받아들일 뿐이다. 한바탕 주인 행세가 끝났으니 이제 다시 일상이다.
 
반대로 기업들은 즐거운 비명이다. 당선자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제대로 실현될 것으로 보는 이는 극히 드물다.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골목상권 침해 등 대기업의 횡포와 시장 유린에 대해서만 적절하게 화답하면 경제위기를 이유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유야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적당한 눈치 보기와 적절한 화답은 새 정부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단체와 보수신문을 축으로 하는 지원군의 압박과 얽히고 얽힌 인맥을 통한 로비는 이미 물밑에서 한창이다. 인수위 구성과 조각에 대한 정보는 때론 여의도 정가보다 빠르다. 맞춤형 전략이 가능한 이유다.
 
대선이 끝나고 정확히 단 이틀이 가져온 변화다. 기대와 환호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잘 살아보세'라는 새마을운동 노래가 울려 퍼지는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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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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