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우리는 지난 80년대에 피 흘려 정치민주화를 이룩했다. 이제 우리는 경제민주화를 이룩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지난 27일 한나라당은 경제민주화를 새 정강정책에 명시하고 재벌 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한나라당이 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지, 얼마나 실현시킬 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당 조차 경제민주화가 시대의 조류라는 것을 인지한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만한 일이다.
조정래의 장편소설 '허수아비춤'은 개혁이 필요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고 경제혁명을 해야할 때임을 강조한다.
투표라는 제도가 피 흘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계속 신장시켜 나갈 수 있는 정치혁명이듯, 우리가 단결한 불매운동은 가장 효과적인 경제혁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쉬울 수는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기주의와 기회주의다.
지금까지 대기업의 행태와 그에 대해 관대한 법적 조치 등을 묵인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이기주의와 기회주의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커지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집단 최면 효과도 있다고 말한다.
잘 살고 싶은 욕구가 기업에 자발적으로 복종하게끔 했고, 대기업들이 망하면 나라 경제도 무너진다는 잠재적 인식이 기업에 대한 관대함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이같은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일광그룹 문화개척센터의 일상을 통해 설명한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 설사 허수아비의 춤처럼 허망한 몸짓이 될 지라도 대항해 보는 것이 작가의 소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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