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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북리뷰)관계의 민낯, 과학으로 드러내다..'관계의 본심'
클리포드 나스, 코리나 옌 공저, 푸른숲
2011-12-02 14:18:48 2012-05-29 00:15:58
[뉴스토마토 송지욱기자] 직장인의 열의 아홉은 '인간관계'로 고민한다. 옆자리에 앉은 동료직원, 뒷자리에서 지켜보는 상사, 그리고 어떤 직장에서든 벌어지는 사내 정치…. 끝도 답도 없는 복잡한 인간관계 문제 때문에 사표를 들어다 놨다하는 사람들도 숱하다.
 
그러나 '관계의 본심'에서 저자는 '인간관계는 생각보다 단순하다'고 주장한다. "세상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꿈을 펼치세요!"나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같은 모호한 말과 규칙에 저자는 반기를 든다. 그보다 27가지 심리학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꾸미고 화장해 실체를 알 수 없었던 '관계의 민낯'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사람 성격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어떤 성격도 외향형, 내향형, 비판형, 수용형의 4가지로 나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향에 따라 비슷한 유형이 함께 할 때 '유사성-매력' 효과로 유대감은 물론 자존감까지 높아지게 된다고 말한다.
 
결국 면접장에 들어설 때도 '유사성-매력' 효과가 지배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면접관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지원자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고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외모든 목소리든 성격이든 출신 고향과 대학이든 유사성을 확보한 순간 합격 통보를 받기 더 쉬워진다는 것이다. 면접에는 '운'이 필요하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간다. 닮은 점이 없는 사람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유사성-매력'효과가 어쩔 수 없는 인간들의 본심이라면 "닮아가는 것은 가장 강력한 아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흔히 남녀 관계에서도 서로 다른 사람에게 더 끌리는 이유도 두 사람이 서서히 비슷해지면서 매력이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팀워크의 본심도 파헤친다. 팀워크의 기본은 다름아닌 동질감과 상호의존감. 사람들은 끼리끼리 뭉치려는 본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사성이 전혀 없다면 색깔이든 로고든 유니폼이든 결속력을 높이고 공통된 지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면 조언도 곁들인다. 흔히 고된 산행이나 급류타기 등 어려운 경험을 함께 겪으면 팀의 결속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이를 정면 반박한다. 기껏해야 서로를 믿고 있는지 아닌지 정도를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은 부정적인 일을 더 잘 인식하기 때문에 실패하면 오히려 유대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밀도 소개한다. 별 볼일 없는 조직일수록 호된 신고식을 치른다는 원칙은 이미 다 알려진 터. 저자는 이런 전략에도 효과가 없을 때는 '아웃사이더'를 만들어 결속력을 높인다는 비밀을 폭로한다. 특정 인물을 바보이자 상식에 어긋난 사람으로 만들고 그를 욕하면서 팀의 소속감을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아웃사이더가 사라져도 팀원들은 곧 새로운 아웃사이더를 찾고 다시 뒷담화를 통한 결속력 확보에 나선다고 말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여타 처세술과 인간관계 서적처럼 "이럴 땐 이렇게 해라,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는 발상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사실 관계의 민낯과 사용설명서를 주고 선택은 독자들에게 넘긴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맘같지 않아 손 놓고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금 자신감과 열정을 갖게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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