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서비스 적자, 사상 최대 5억달러 돌파할 듯
10월 기준 4억2400만달러 적자..국내로펌 수입은 제자리
입력 : 2011-12-22 13:46:06 수정 : 2011-12-22 14:03:03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이 법률서비스 비용으로 외국 로펌에 지급한 돈이 3년 연속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수지 적자폭이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로펌이 외국기업 등으로부터 벌어들인 법률수입이 5억4600만 달러인데 비해 우리 기업들이 외국로펌에 지출한 돈은 9억7000만 달러로, 4억24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2011년 법률서비스 4억2400만달러 적자
 
이같은 적자폭은 최근 5년간 같은 기간대비 최대 폭으로, 법률시장 개방과 함께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수지 적자 폭은 2007년 1억3000만 달러, 2008년 1억9900만 달러로 1억 달러대에 머물다 2009년 4억7900만 달러로 크게 뛰더니 2010년 4억7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4억 달러 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 10월 이미 4억 달러를 훌쩍 넘기며 최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그 동안의 통계로 볼 때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법률서비스 지급액이 늘어났고, 실제로도 연말이 되면 로펌들 입장에서도 미수금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로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중견 변호사는 "로펌마다 다르지만 외국의 경우도 연말이 가까워 오면 청구서를 보내 년간 미수금을 모두 받아내고 있다"며 "아직 집계되지 않은 두달 간의 적자폭이 줄어든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로펌 해외 수입 5년째 제자리
 
더 큰 문제는 늘어나는 외국로펌 이용료에 비해 우리나라 로펌이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금액은 제자리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로펌에 지급한 법률서비스 금액은 2007년 7억350만 달러, 2008년 8억5800만 달러, 2009년 10억1740만 달러, 2010년 10억6080만 달러로 상승 일변도를 걷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로펌의 수입은 2007년 5억7280만 달러, 2008년 6억5890만 달러, 2009년5억3780만 달러, 2010년 5억8740만 달러로 5억 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면서 적자폭이 갈수록 커지는 데는 대외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와 함께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늘어난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로펌보다는 해외로펌을 더 신용하는 우리 기업들의 의식도 한몫하고 있다.
 
◇기업 "외국 로펌 서비스 수준이 한수 위"
 
우리나라 한 대기업 법무팀장은 "우리나라 로펌의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한다"면서도 "외국 로펌들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망이나 법률서비스의 수준은 아직까지는 분명 한수 위"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대기업 법무팀 소속 변호사는 "해외에서 생긴 분쟁이니 만큼 현지 변호사를 쓰는 것이 승소하는 데 마이너스가 될 리는 없다"며 "기업 CEO들도 해외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해당 국가에서 가장 큰 로펌을 먼저 물어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국내 로펌 관계자들은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국내 최상위권의 한 대형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이같은 기업들의 인식을 "신 사대주의"라고 혹평했다.
 
◇로펌측 "무조건적 외국로펌 선호는 新사대주의"
 
그는 "우리나라 웬만한 로펌들의 법률서비스 수준은 질적이나 경험면에서도 이미 국제적인 수준"이라며 "이미 외국 기업들도 해외 분쟁에서 한국 로펌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외국 기업과의 분쟁은 극히 기업비밀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외국 로펌을 이용할 경우 비밀 준수를 보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우리나라 로펌의 규모가 작다고 하지만 한 도시에 200명 규모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로펌은 영미계 선진국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라고 강조하고 "영어로 외국 변호사와 맞붙어 소송을 할 수 있는 변호사가 우리나라 로펌엔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성 없으면 적자 더 커질 것" 자성의 목소리도
 
반면 반성하는 견해를 보이고 있는 변호사들도 없지 않다.
 
한 중견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FTA로 법률시장이 개방되고 외국로펌이 국내에 들어오면 그들의 행동반경이 더욱 커지고 활발해질 것"이라며 "법률서비스 분야의 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반성적인 얘기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로펌은 의뢰인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당장은 같은 실력이라 하더라도 외국로펌을 선호하는 우리기업의 성향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전문성을 비롯한 법률서비스의 질을 꾸준히 높여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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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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