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점거 100일 "은행에 불이라도 지르고싶다"
(인터뷰)김옥주 피해자 비대위 위원장.."감독당국 20명 추가 고소 계획"
2011-08-18 14:44:10 2011-08-18 14:44:39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저축은행 사태는 권력형 비리이기 때문에 포퓰리즘 논란이나 예금자보호법과 상관없이 정부에서 책임을 져야한다. 신의를 지키지 못하는 정치인들과 금융당국, 청와대가 피해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원인을 밝히고 피해자 구체대책을 마련하겠다던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지난 12일 관계자 문책이나 피해보상책 등에 관해 별다른 성과없이 막을 내리자,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본점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간 지 18일로 100일을 하루 더 넘긴 김옥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사진)을 전화 인터뷰해 심경과 향후 일정 등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피해자들 가운데 노령자들이 많아 생계유지도 힘들다"며 "은행에 불을 지르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절박하며 앞으로 금융당국 임직원 20명 개개인을 추가로 고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부산저축은행 본점을 점거한지 100일이 넘었다. 연로한 분들이 많은데 집에 제대로 못들어가 심신이 많이 지쳤을 것 같다.
 
= 국정감사할 때 여야 원내 대표들이 와서 부산저축은행 사태 해결하겠고 약속했다. 또 국정감사 목적은 피해자 보상 방안이 최우선이 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국정감사는 방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끝났다. 이런 상황에서 할아버지, 할머지들이 얼마나 원통하겠나.
 
국정감사로 정부 잘못이 드러났기 때문에 정부가 책임져야한다. 정부가 서류까지 조작해 저축은행 비리 덮으면서 피해자를 양산했다.
 
방금 민주당,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 가서 당내 대표들이 왜 약속을 신념도 없이 했냐고 따졌다. 지금와서 특별법이 안 된다는 건 말이 안된다. 결국 피해자를 두번 우롱한 셈이다.
 
▲ 대부분 고연령, 이자로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이분들의 현재 생활은 어떻게 되고 있나?
 
= 점거농성은 3달이 넘었지만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건 6달이 넘었다. 돈이 없어서 생활을 못하고 있는데 더 말을 해서 뭐 하겠나. 기가 막힐 뿐이다.
 
한 사람은 국회앞에서 2박3일 농성하다가 실신했다. 생계 유지를 못하니까 절박하게 매달릴 수밖에 없다.
 
 
▲ 점거의 목적과 성과는 무엇인가?
 
= 점거해 서류나 각종 비리 자료를 캐낸 결과 비리에 연루된 60명 중에서 35명이 구속됐고, 그저께는 감사받는 서류를 조작한 것까지 드러나게 했다.
 
감사 자료까지 고쳐서 비리를 숨기려는 판국에 더 말해서 뭐하겠나. 이렇게 권력형 비리가 인정된 사건에 대해서 어디서 포퓰리즘, 예금자보호법을 논하는지 모르겠다.
 
▲ 부산저축은행 점거로 제대로된 실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5000만원 이하 예금자까지 빨리 돈을 못 받고 있다는 원성도 있다.
 
= 얼마전에 부산시 14명 국회의원들이 5000만원 이하 피해자들의 돈을 돌려주는 건으로 회의를 했다. 5000만원 이하 예금자는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법으로 돈을 보장해주는데 이게 왜 논의사항이 되나.
 
수 적은 우리 피해자는 왜 신경을 쓰지 않나. 우리도 돈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면 당장이라도 점거 푼다. 우리 해결 안되고 정치권에서도 미온적인 반응 보이면 차라리 은행에 불을 지르는 것이 낫다고 생각될 정도로 절박하다.
 
▲ 많은 이자를 받기 위해 5000만원 이상을 저축은행에 맡겼다면 이에 따른 손해는 예금자 책임이라는 의견에 대해는 어떻게 생각하나.
 
= 여기 있는 피해자 대부분이 김석동(금융위원회 위원장) 말을 믿어서다.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됐을 때 나(김옥주 위원장)도 그 보도를 보자마자 돈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TV에서 김석동이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상반기에는 영업정지가 없다"고 말하더라. 그 말만 믿고 돈 안 찾았다. 나라의 금융 수장이 영업정지 없다고 말하는데 안 믿을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이걸로 김석동한테 따지니까 김석동은 자기가 단서로 '뱅크런이 없는 한'이라고 덧붙였다고 변명하더라. 그런데 부산은행 초량본점은 갑자기 영업정지돼서 뱅크런이고 뭐고 일어날 시간도 없었다. 부산저축은행2는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된 거 보고 뱅크런이 일어나긴 했다.
 
당국은 2008년에 불법대출, 영남 알프스골프장 투자사건 등의 보고가 있었는데 수사를 철저히 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G20때문에 부산저축은행 비리를 덮었다. 이는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직무유기다.
 
국정감사한 보고서 보면 기가 찬다. 정치인들은 약속을 지켜야지 왜 그런 약속을 안 지켜서 서민을 두번 죽이는 건가.
 
청와대나 국회에서 정치자금 받은 돈만 돌려받아도 지금 피해자들 다 보상해줄 수 있겠다.
 
▲ 국정조사에서는 전액 보상금액을 2억원으로 한다고 했다가 포퓰리즘 논란이 일자 다시 6000만원으로 바꿨고 또 원칙을 무시한다는 비판에 보상에 대한 말이 쑥 들어갔다.
 
= 피해자들이 억울하게 당한 일을 액수로 책정하는 것도 웃기다. 정부에서 피해 금액이 적으면 보상을 다 해주고, 피해 금액이 많으면 안 해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부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모두 보상을 해줘야한다.
 
6000만원, 1억원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1억, 2억이라고 해도 돈 많은 사람의 1억과 1억이 전재산인 사람의 1억이 같을 수 있나.
 
▲ 전·현직 당국자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했는데, 이들에게 어떤 처분이 내려지길 바라나?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김황식 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최중경 기획재정부 장관,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등 전·현직 정부 당국자 5명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지난 17일 대검에 고소했다.)
 
= 우리 피해자 보상 논의할 때 언론에서 포퓰리즘 논란, 예금자보호법 원칙 논란 등이 있었다. 이건 다 정부에서 여론 만들어서 빠져나갈 핑계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화가 나서 5명 고소했다.
 
열흘 지나면 금감원, 금융위 사람들 20명 정도 더 고소할 거다. 금감원, 금융위로 책임 물으니까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아서 구체적인 이름 지목해서 고소할 계획이다.
 
그 사람들 중에서 뇌물받은 사람들 찾아내서 죄가 크든 작든 간에 도의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 비대위가 바라는 최상의 해결책에 대해 말해 달라.
 
= 국정감사까지해서 피해방안 내놓겠다고 국회의원들이 약속했으면 지켜야 할 것 아닌가.
 
청와대 관계자들 이름이 저축은행 사태에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청와대에서 지금처럼 나서지 않고 가만히 있었을까. 청와대가 연루돼 있으니까 거부권 행사하는 것 아니겠나. 백영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그리고 부산저축은행에서 금품받은 김해수 정무비서관에게도 별 조치가 없다. 대선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형태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 곧 추석도 다가오는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추석 이후에도 계속 점거할 계획인가?
 
=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사람들에게 추석이 무슨 문제겠나.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점거를 계속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정치인들은 신의를 지켜라. 그게 아니라면 출마할 생각을 아예 하지 말라. 정치인들이 입으로 사람을 두번 죽이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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