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고삐 풀린 물가.."한은 뭐했나?"
입력 : 2011-08-01 16:16:26 수정 : 2011-08-01 16:17:02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년 간 다섯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의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물가·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 한은 "외부 요인 탓" vs 시장 "수요측 인플레도 만만치 않아"
 
1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4.7%, 전월대비 0.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7개월 연속 한은의 물가안정기준치인 4%를 웃돌고 있다. 장마와 폭우 등 비 피해가 7월말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 역시 4%대 중반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예상된다.
 
한은이 지난 1년간 다섯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물가가 여전히 요동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은은 기상이변에 따른 농작물가격 폭등,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상승 등 외부요소를 꼽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폭설에 따른 피해로 배추대란을 초래할 정도로 농작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물가는 치솟았다. 이후 올 4월 들어 농산물가격은 안정흐름을 보이는 듯 했으나 지난달 비 피해로 가격이 다시 폭등하면서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도 본격적인 물가상승의 요인은 공급측면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강준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본격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시작된 것은 농산물과 유가 상승 등 공급요인때문인데 이는 한은의 금리정책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아니다"고 말했다.
 
수요측 압력은 분명히 아니라는 점에서 물가불안의 모든 탓을 한은의 잘못된 정책으로 돌리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지난 6월 "1년간 5번 금리를 인상했고 늦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금리정상화 실기에 대한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기후, 유가 등을 제외한 수요 측 인플레 압력은 완화됐을까. 그렇지 않다.
 
다섯 번의 금리 인상에도 수요측 압력은 줄지 않았고  최근에는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7월 전년동월대비 3.8% 상승해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관계자는 "물가상승을 주도한건 공급측 요인이지만 서비스나 외식 등 수요측면의 인플레압력도 만만치 않다"며 "다섯번의 기준금리 인상에 비하면 그 효과는 미미하다고 볼수 있다"고 말했다. 
 
◇ 인상보다 시기를 놓친 죄가 더 커
 
일각에서는 통화당국이 저금리·고성장이라는 정부 정책의 그늘에 가려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적절한 인상 시기를 놓쳤기때문에 결과적으로 5번 금리를 인상하고도 제대로된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물가상승에 맞서 선제적 대응으로 꺼내야했던 금리인상 카드를 물가가 이미 오를대로 오른 뒤에서야 꺼내니 효과가 나오기 힘든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일례로 지난해 하반기 물가상승압력이 본격화 될 무렵 한은은 8월 세계불확실성, 9월 부동산 경기, 10월 환율하락 등을 이유로 동결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완화와 10월 열린 G20회의 등으로 금리인상 카드를 포기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통화량이 풀렸을 당시 한은은 적절한 시기에 이를 회수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저금리 기조에 대출이 늘면서 1000조원의 가계부채라는 부담까지 안게됐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는 기준금리를 올리면 서민 가계부채가 부담이고 또 금리를 유지하자니 물가와 가계부채 고민이 커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십가지 품목을 정해놓고 가격을 통제하려고 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도 문제라는 지적이다.강준구 연구위원은 "몇가지 품목을 정해 가격을 통제하려는 정책들이 실효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당국은 가능하다고 과신한 것 같다"며 "결국 이러한 부분이 통화정책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 8월 기준금리 올릴까.. 부담도 만만치 않아
 
한편, 계속되는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8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이날 "9월부터는 기저효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둔화되겠지만 하반기 물가상승압력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밝혀 금리 인상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성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개월째 통화당국의 중기 물가안정목표인 4% 상단을 넘어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8월 잦은 호우와 전기요금 인상 고려시 높은 물가상승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각종 미시적 안정대책과 더불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실물경기, 가계부채, 유럽재정우려 등 대내외 잠재 불안요인이 쌓여있어 금리정상화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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