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들의 생산거점 이전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23일 '일본기업의 생산거점 이전 현황' 보고서에서 대지진 후 일본의 식품, 일용품 생산기업들로부터 시작된 공장 이전 현상이 자동차, 철강, 전기 등 주요제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엔고와 고비용 부담으로 시작된 생산기지 이전 추세가 대지진 피해와 원전사고에 따른 전력 부족 영향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코트라는 아직까지 시간과 비용, 피해지역 재건역할 요구, 종업원의 생활여건 문제 등으로 생산거점 전체보다는 일부만을 피해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서쪽으로 이동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점차 한국을 포함한 해외로 그 이전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자동차, 전기전자업체들은 일부 고기능 부품 공급 기업이 지진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어 부품 조달처를 다양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완성차업체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덴소, 아이신정기 등 주요 자동차부품 업체들도 중국, 태국 등지에 대규모 부지를 취득하는 등 신흥국으로 생산설비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용 컴퓨터 칩 생산업체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미국과 대만 수탁제조업체에 위탁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액정패널을 생산하는 '히타치디스플레이' 역시 8월부터 대만 CMI에 위탁생산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일본의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소프트뱅크'도 20억엔을 투자해 데이터센터의 한국 이전을 확정하고 10월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관련 작업에 들어갔다.
'스미토모 화학'과 '히타치화성' 등도 중국에 공장을 신설하며 해외 이전 가속화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그동안 고비용 구조와 엔화강세 기조, 최근 중국 등 신흥국과의 경쟁에 따른 가격인하 압력에 따라 수익 개선과 현지판매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적극 추진해 왔다.
일본 내각부 통계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의 해외 현지생산 비율은 지난 1995년의 8.1%로부터 완만하게 상승해 지난해 1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오는 2015년도에는 21.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일본정부는 공장건설 관련규제 완화방침을 발표하는 등 서둘러 국내투자 촉진을 위한 파격적인 정책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코트라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와 경제유관기관들도 지진피해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외로의 생산거점 이전 가속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며, 현실적으로도 일본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은 별다른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지적했다.
정혁 코트라 일본사업처 처장은 "지진 이후 일본 내 부품생산 집중에 따른 문제점이 노출 되면서 일본기업들의 생산거점 다각화 움직임이 본격화 됐으며 일본 내 사업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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