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자영기자] 일본 동북지역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으로 최악의 방사능 재앙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국내 원전의 경우 내진설계가 되어있어 큰 문제가 없으며 원전의 에너지 효율성을 들어 현재 원전 운용 방식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상의 안전을 자랑하던 일본 원전이 지진으로 무너지고 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원전산업의 현황과 안전성을 몇차례로 나누어 점검해 본다. [편집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다량의 방사능 유출되면서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방사능이 바다와 토양, 공기 중으로 흘러들어 농축수산물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수산물, 축산물 등은 물론 2차 농산품 등을 수입해 국민들의 먹거리로 유통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연간 일본에서 수입되는 축산물은 닭고기, 치즈, 유가공품을 포함해 약 527톤에 달한다.
또 관세청에 따르면, 식당에서 사용되는 생태, 고등어, 갈치도 품목별로 최고 연간 5000만달러 어치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만약을 대비해 일본 수입 식품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겠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편에서는 '일본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정부 일본산 신선식품 방사능 검사 횟수 늘리기로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일본산 축수산물에 대해 방사선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6개월에 한 번씩 명태와 고등어 등 수산물에 실시하던 방사선 검사를 1주일에 한번으로 늘리고 돼지고기, 쇠고기 등 축산물을 수시로 검사하기로 했다.
수입 농산물에 대해 검역 등을 해온 식품의약품안전청도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의 방사능 검사 강화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일본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의 심각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1주일에 한번 정도'의 검사는 안이하다는 지적이다.
환경시민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산 농축수산물 수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체르노빌 사고 당시 1000km이상 떨어진 지역에서도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했었다"며 "(1주일에 1번 검사라는) 농식품부의 조치는 국민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송희 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농수산물이 많았던 유럽국가들이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유럽에 채소 부족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며 "반면 우리 정부의 안전조치는 너무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 이탈리아 등 일본산 식품 '수입금지'..우리는 2차 농산품 검사조차 안해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 섭취는 공기 중 방사능 흡입과 다르지 않다. 방사능에 과도하게 노출된 식품은 '피폭'된 상태로 이를 섭취할 경우 발암과 유전적 변이, 정신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세계 각국이 취한 일본산 농수산식품 방사능 검사 조치는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이탈리아는 모든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시켰다. 미국 식약청(FDA)은 일본은 물론 인접 국가인 한국과 대만, 중국에서 들여오는 식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했고 인도네시아는 가공식품의 공식적인 안전성 여부를 일본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반면 우리정부가 취한 조치는 기존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방사능 오염이 가장 우려되는 수산물의 경우 17개품목을 주 1회 검사하는 것에 불과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사장비나 인력 등 여러 문제가 있다"며 "기존 6개월에 1번에 비하면 많이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이 검사하는 농산물은 멜론, 호박 등 신선식품만 해당되고 2차 농산품은 제외됐다. 일본산 간장이나 식초, 페트병에 담긴 일본산 녹차, 일본 주류인 사케등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인기있는 가공식품은 아예 검사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대형마트 뿐 아니라 일본음식점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식품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2차 농산품에 대한 검사 계획은 없다"며 "아직까지 지진발생(3월11일) 이전에 가공된 식품이 수입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체르노빌 사태와 관련해서는 "당시에도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하진 않았다"고 말해 우리 정부가 식품의 방사능 오염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환경전문가들 "우리도 일본산 식품 전량 수입 금지해야"
일부 환경 전문가들은 일본산 식품의 전량을 수입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근지역의 수질이나 토질이 방사능에 직접 오염되지 않더라도 공기중으로 퍼져나간 방사능이 비에 섞이면서, 이를 맞고 자란 채소나 농작물들이 오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염된 풀을 먹고 자란 가축도 다음세대에 유전병 등 '원자병'이 발현될 수 있고 우유나 치즈 등 유제품도 위험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 1950년대 네바다의 핵실험 과정에서 방출된 방사능 오염물질이 수천마일 떨어진 곳의 목초지를 오염시켰고, 이 곳에서 자란 소의 우유를 먹은 어린이들이 방사능에 오염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흔히 공기의 먼지나 입자를 통해 피폭을 받게 되지만 식품 섭취의 경우 내부 피폭돼 더 직접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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