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각투자 인가 논란에 "실험은 청년, 열매는 기득권"…금융위 "추가 인가 검토"
민병덕, 50만명 조각투자 실증기업 탈락에 "대형 거래소 독차지"
허세영 "자동 인가 아닌 심사 기회 요구"…발행·유통 해석 충돌
이억원 "시장 상황 봐가며 추가 인가 가능성 검토할 것"
2026-10-08 16:36:49 ㅣ 2026-10-08 16:42:43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금융당국의 조각투자 인가 심사에서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이 탈락한 것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심사 공정성과 법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기존 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업이 '발행'인지 '유통'인지를 놓고도 금융당국과 기업의 해석이 엇갈렸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인가 절차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향후 추가 인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조각투자 플랫폼 루센트블록의 인가 탈락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민주당 의원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루센트블록의 인가 탈락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이날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도 참고인으로 출석해 기존 규제 샌드박스 실증 성과를 설명하고, 법에 따른 별도의 인가 심사 기회를 요청했습니다.
 
민 의원은 "루센트블록은 4년간 50만명의 국민을 상대로 샌드박스를 운영했고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조각투자 시장을 개척한 스타트업"이라며 "당국에서도 제도화를 약속했지만 정작 정식 심사에서는 운영 경험이 전무한 대형 기관들이 인가를 독차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결과적으로 실험은 청년이 하고 열매는 기득권이 가져간 꼴"이라며 "대통령이 청년 창업 국가를 이야기하는데 금융위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대 2곳 인가"…법적 근거·심사 공정성 논란
 
민 의원은 금융위가 인가 사업자를 최대 2곳으로 제한한 법적 근거부터 따져 물었습니다. 그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21조를 언급하며 "샌드박스의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혁신금융심사위원회가 인가 의견을 내도록 한 법정 절차"라며 "금융위는 이 절차를 무시하고 법령의 위임도 없이 최대 두 곳이라는 임의적인 경쟁 인가 방식을 도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이억원 위원장은 인가 방침을 사전에 발표했으며,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절차는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민 의원은 "법에 있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반박했습니다.
 
민 의원은 예비인가를 받은 한국거래소가 참여한 KDX와 넥스트레이드 주도 NXT 컨소시엄 모두 조각투자 운영 실적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특히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전직 금융감독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전직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전관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사업계획의 적합성도 문제 삼았습니다. 금융위가 해당 사업을 일반 국민 대상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으로 발표했지만, KDX는 당초 B2B(기업 간 거래) 방식으로 신청한 뒤 B2C로 전환 중이라고 언론에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민 의원은 "B2C 사업에 B2B 계획서를 낸 전관 기관이 1등을 했다는 것"이라며 "이 심사를 가지고 국민들에게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어 루센트블록에도 기존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정식 인가 심사를 받을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조정훈 "거인들이 다 뺏어간 셈"…허세영 "법에 따른 기회 달라“
 
조정훈 의원도 루센트블록의 탈락이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의원은 "특정 회사를 지지하거나 막을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스타트업이 7년 동안 생고생해서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라는 거인들이 다 뺏어가 버린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허세영 대표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21조에 따라 4년간의 실증 성과와 기준 준수 능력을 다시 심사받고 싶다"며, 요건을 갖췄다면 시장에서 냉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발행·유통' 해석 충돌…이억원 "추가 인가 가능성 검토“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루센트블록은 기존 규제 샌드박스의 사업 범위를 놓고 상반된 해석을 내놨습니다.
 
이 위원장은 규제 샌드박스로 허용한 것은 조각투자 증권의 발행이 중심이고, 이번에 인가하려는 것은 유통시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스타트업에 불리하지 않도록 벤처캐피털(VC) 펀드의 출자 관련 규정에 예외를 두고 기존 컨소시엄도 그대로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허 대표는 "2021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을 당시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투자자에게 유통하는 서비스라고 명시돼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2025년 5월 규제영향분석 자료에서도 기존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된 투자 유통 플랫폼을 공식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며 "발행이 아니라 유통에 대한 내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기존 샌드박스에서는 발행사가 직접 발행한 상품에 한정해 유통을 허용한 반면, 이번 유통시장은 모든 발행인의 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스타트업을 위한 공정한 경쟁 환경의 필요성에도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스타트업이 한국 사회의 미래 희망이고 젊은 청년들의 열정이 발휘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심사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지시했고, 중소벤처기업부와도 관련 내용을 검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인가 사업자를 2곳으로 제한한 것은 시장 효율성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 인가 가능성을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조각투자 인가 심사와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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