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고점 속 전월세 '트리플 강세'…30대 '외곽 생존 매수' 쏠림
서울 아파트값 87주 연속 상승…강남3구·용산은 하락
8월 30대 매수 비중 42.2%…15억 이하 중저가로 쏠려
2026-10-08 15:11:03 ㅣ 2026-10-08 15:11:03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87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강남3구와 용산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외곽 지역이 오름세를 떠받치면서 5주 연속 줄던 상승 폭도 다시 커졌습니다. 매매시장에서 고점 논쟁이 이어지는 사이 전세와 월세는 동반 상승하면서, 전세난에 밀린 30대가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는 '생존형 매수'가 시장을 움직이는 양상입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올라 전주(0.09%)보다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에서 지난주까지 5주 연속 낮아졌다가 6주 만에 반등했습니다.
 
지역별 온도 차는 뚜렷했습니다. 강남구(-0.34%)와 서초구(-0.27%), 송파구(-0.19%)는 하락세를 이어갔고 용산구(-0.01%)도 2주 연속 내렸습니다. 반면 서대문구(0.36%), 강북구(0.35%), 금천구(0.34%), 관악구(0.33%), 도봉구(0.32%) 등 외곽은 강세를 보였습니다.
 
매수 주체도 달라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거래가 전월보다 30.1% 줄어드는 동안 30대 매수는 22.0% 감소하는 데 그쳤고, 40대 매수는 37.3% 급감했습니다. 30대 비중은 37.8%에서 42.2%로 높아졌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생애 첫 매수 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이 수요를 밀어 올리는 것은 전월세 불안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에도 0.16% 올랐고,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627건으로 지난해 10·15 대책 직전보다 15.4% 줄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9.9%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4만1000원으로 처음 16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업소에 올라온 매물 목록.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전면 하락으로 돌아서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3구와 용산의 조정은 대출 규제와 고가주택 수요 위축에 따른 국지적·선별적 조정"이라며 향후 6개월~1년간 서울 전체로 3% 안팎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향후 6개월은 보합권, 1년간 서울 전체로는 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대출 활용이 가능한 중위가격 이하 아파트 중심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여기에 전세난과 연결된 수요가 더해졌다"며 "전셋값이 비싸져 매매로 들어가려는 실수요가 강북권 중심으로 형성돼 중저가 아파트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전월세 불안의 원인으로는 세 전문가 모두 공급 부족을 꼽았습니다. 함 랩장은 "입주물량 감소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실거주 의무 등이 임대 매물을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며 "입주물량 감소와 임대공급 위축을 감안하면 전세난은 앞으로 1~2년 정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도 "신규 공급이 단기간에 늘기 어려워 향후 2년간 임대차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 위원은 "실거주 강화가 전세 매물을 줄이고 있다"며 "월세도 전세 수요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월세화에 대해 함 랩장은 "전세대출 부담, 세 부담 증가 등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면서도 "주택 유형과 지역별 차이가 커 월세 비중이 70%까지 일률적으로 오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곽 매수세는 금리가 올라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 위원은 "금리 추가 인상이나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량은 위축될 수 있지만 전세난이 이어지는 한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도 "생존형 매수는 전셋값 상승과 주거비 부담이 지속되는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함 랩장은 금리가 추가로 오르거나 대출한도가 더 축소되면 자금 여력이 낮은 30대의 매수세가 일부 위축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외곽과 핵심지와의 가격 차가 좁혀진 뒤의 흐름은 전망이 엇갈렸습니다. 송 대표는 갈아타기 수요가 회복되면서 강남권이 조정 후 재반등할 것으로 봤습니다. 반면 이 위원은 "내년부터 보유세 부담이 가시화되는 데다 세제 강화 등 시장 상황이 고가 주택에 관대하지 않아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고 했고, 함 랩장도 "강남권의 가격 부담 피로감이 상당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전월세 대책 재점검을 지시한 가운데, 해법은 임대 공급 확대로 모였습니다. 송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축소하고 민간 임대공급자의 세제·금융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함 랩장은 투기 수요와 임대수익 목적 주택을 나눠 세제와 규제를 차등화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위원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임대 공급이 늘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가 현실적인데, 빌라 사태 이후 불신이 큰 만큼 안전장치가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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