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국민의힘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현장조사 지연을 둘러싼 정부 책임론을 키우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현장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정부의 초기 대응을 둘러싸고 은폐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날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적 쇼"라고 비판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야권은 국회 현안질의를 시작으로 청문회와 국정조사까지 요구할 것으로 보여 여야 공방이 확산할 전망입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방위원들이 28일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찾아 지뢰 탐지장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강신철 면전서 "때로는 대통령에 맞서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현장조사가 지연되는 점을 놓고 "만약 대통령이 사고 은폐를 지시했다면 이야말로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탄핵을 넘어 당장 수사를 받아야 할 이적행위, 외환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장 대표는 "때로는 대통령에게 맞서는 일이 있더라도, 설령 대통령에게 맞서다가 국방부 장관 자리에 계속 있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동안 장관을 지켜준 대한민국 국민에게 답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DMZ 지뢰 폭발 사고 이후 현장조사가 늦어지는 점을 비판하고 나선 것입니다. 앞서 지난 21일 DMZ 지뢰 폭발 사고로 수색대대장 등 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군은 당초 29일 합동 현장조사를 계획했으나 늑장 대응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앞당겼습니다.
폭발 사고 닷새 만인 26일이 돼서야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합동 현장조사 준비를 시작했고, 27일 현장조사에 착수했지만 사고 지점까지 도달하지 못한 채 철수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DMZ 내 미확인 지뢰지대로 인한 위험성을 고려해 작전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야권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사고 조사 지연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폭발한 지뢰가 북한군에서 쓰는 '목함지뢰'로 지목되자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일부러 폭우 등으로 증거가 유실된 후에 조사에 착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지난 22일 유엔사가 한 차례 현장조사를 제안했지만 군이 이를 거부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목함지뢰 발견 관련) 결정적 증언을 21일에 듣고도 왜 폭우 지나고 추석 연휴 지나고 29일에 조사를 시작하기로 한 것인가"라며 "29일로 결정한 범인이 누구인가. 자진해서 밝혀라"라고 꼬집었습니다.
2015년 목함지뢰 때 강경하더니…달라진 '여당 스탠스'
여권에선 이 대통령 배후설에 '음모론'이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군과 유엔사가 북한군 군사분계선(MDL) 침범 의심 지역 공동 조사를 진행하기로 협의했음에도 국민의힘이 이를 정쟁화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늑장 대응 책임론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함께 사고가 발생한 육군 25사단 관할 GOP(일반 전초) 부대를 찾았습니다. 사고 발생 일주일 만입니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정치적 쇼'라고 비판하며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국방위 여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GOP 방문 후 기자들에게 "사고가 일어난 이후에 유엔사와 우리 군은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되 장병의 안전 더더욱 중요하다는 생각하에 단계별로 (조사를) 시행했다. (현장에 와보니)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작전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수 있었다"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만약 이러한 피해가 북한 지뢰로 밝혀진다면 상응하는 대응을 철저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판단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2015년 목함 지뢰 사건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과 사뭇 다른 반응입니다.
한편 민주당은 뒤늦게 29일 국방위 차원의 현안질의 개최를 제안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궁여지책이라는 입장이지만 수용 의사를 밝혔습니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단 판단에 따라 대승적으로 민주당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면서도 "전체회의 개최가 진상규명 끝이 될 수는 없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안질의 이후 야권에선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015년 박근혜정부 때도 1사단에서 지뢰 사고가 있었다. 그 당시 군은 당일에 바로 지뢰 파편을 수거했고, 사건 발생 6일 만에 북한의 소행이었음을 밝혀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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