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두산(000150)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하이엔드 동박적층판(CCL)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국내와 중국에 약 9700억원을 투자합니다. 사상 최대 규모로, AI 인프라 투자로 CCL 수요가 급등하는 가운데 생산능력을 키워 늘어나는 수요에 적기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두산타워 모습. (사진=뉴시스)
두산은 국내와 중국에 총 97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한다고 17일 공시했습니다. CCL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로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스위치, 광모듈 등에 사용됩니다.
국내에는 약 4200억원을 투자해 광모듈용 CCL 생산라인을 증설합니다. 중국에는 약 5500억원을 들여 AI 가속기·네트워크 스위치용 CCL 공장을 신축합니다. 투자는 2028년까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하며, 해당 라인은 2028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입니다.
생산 거점은 제품 특성과 고객 대응 등을 고려해 나눴습니다. 국내에서는 핵심 기술 보호와 전문 인력 활용이 중요한 광모듈용 CCL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중국은 글로벌 PCB 제조사가 밀집해 있어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스위치용 CCL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두산은 바라봤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하이엔드 CCL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AI 가속기용 CCL은 초고속으로 전송되는 신호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됩니다. 광모듈 분야에서도 데이터 전송속도 800Gbps(초당 800기가비트)급 제품부터 미세회로 구현에 적합한 하이엔드 CCL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두산에 따르면 현재 국내 CCL 생산라인은 가동률 100%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올해 2분기 두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충북 증평 공장과 경북 김천 공장의 평균가동률은 각각 109.8%, 102.7%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CCL 발주 규모도 커지자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두산은 지난 4월에도 태국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CCL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자BG 매출은 2024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6% 증가한 약 1조9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유승우 두산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 발주도 대형화되는 만큼 한 발 앞선 투자로 필요한 물량을 적기에 공급하고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두산은 이날 자사주 256만8528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시가 기준으로는 약 3조원 규모입니다. 이는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구성원 보상(RSU) 재원용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 자기주식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것입니다.
앞서 두산은 지난해 보통주를 3년간 최소 99만주 이상 소각하겠다고 밝힌 뒤 33만주를 소각한 바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RSU용을 제외한 잔여 자기주식을 연내 모두 소각하기로 계획을 확대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