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이효진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는 인사청문회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이제 여론의 시선은 임명권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청문회 진행 이후에도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결국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김 후보자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20~30% 정도에 불과해 실제 임명 강행 시 이 대통령 지지율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현 지지율 '30% 선 붕괴'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승원, 빠르면 추석 전 임명"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청문회가 끝난 뒤 김 후보자 임명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청문회가 끝나면 김 후보자는 100% 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부에서도 장관 임명에 대해 이견이 없다"며 "빠르면 추석 전에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해 최대한 야당과 합의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이슈 자체가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라며 "임명 문제는 추석 전에 빠르게 매듭 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현재로선 청문회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청문보고서 채택은 어렵지만, 결국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만일 여야가 오는 22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면 이 대통령은 10일 이내 기한으로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는데요. 만일 기한 종료 때까지 국회가 제출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현 정부에서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만 네 차례에 달하는데요.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2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안규백 국방부 장관·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했습니다. 이런 식의 불도저 임명은 장관뿐만이 아닙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도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임명을 밀어붙였습니다.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경우 임명에 반대한 국민의힘이 불참한 상태에서 범여권 주도로 보고서가 채택됐습니다.
다만 청문회 이후에도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을 경우, 이 대통령이 즉각 임명에 나서기엔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 전 일정과 맞물려 이 대통령 지지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전날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9월7~11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3.8%로 나왔는데요. 지지율 추가 하락 시 '30% 선 붕괴'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최근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해 민심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체로 김 후보자에 대한 긍정적 여론은 20~30%에 불과한데요. 지난 1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9월8~10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전화면접 방식)에 따르면 김 후보자에 대해 '장관으로 적합하다'는 응답은 22.0%에 그쳤습니다. 김 후보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20~30%에 그친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 대통령 지지율도 20~30%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승원 '신약 청탁' 여야 '격돌'
이날 국회에선 김 후보자를 비롯해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진행됐습니다. 김 후보자 청문회에선 신약 청탁 의혹부터 배우자가 운영한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논란 등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에 미성년 자녀 위장전입과 음주운전 벌금형 전력, 현직 판사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가족을 둘러싼 논란도 쟁점이 됐습니다. 법무부 장관 취임 시 공소취소 실행 여부를 묻는 야당의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이형일·이소영 후보자 청문회에선 부동산 관련 의혹을 중심으로 여야 공방이 오갔습니다. '실거주'를 강조하는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달리 두 후보자가 아파트를 보유만 한 채로 장기간 실거주하지 않은 논란에 대해 야당의 집중적인 추궁이 이뤄졌습니다.
최대 격전지는 김 후보자 청문회였습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가족 관련 의혹에 답변하던 도중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야당에선 김 후보자가 과거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부당한 청탁을 넣었다고 몰아붙였고, 이에 여당은 수사 기밀에 해당하는 검찰 자료가 야당 의원에게 유출되고 취득된 과정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며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 보좌진이 인사청문위원인 내 뒤에서 질의 준비 내용을 엿보고, 정탐하고, 급기야는 몰래 사진을 찍었다"며 사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여야 간 공방이 팽팽히 맞서며 청문회를 마친 뒤에도 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