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종합부동산세의 헌법적 가치
2026-09-16 06:00:00 2026-09-16 06:00:00
우리나라의 주거실태조사 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시가 총액은 약 7710조원으로 같은 해 명목 GDP(2676조원)의 약 2.88배에 달한다. 특히 서울의 주택시가 총액은 2894조원으로 이미 우리나라 GDP 규모를 훨씬 초과한 수준이다. 또한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약 14배이고 전국 주택보급율은 105%이지만 자가보유율은 58.4%(서울의 경우 44.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살(living) 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살(buying) 집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가 과장이 아닌 것이다. 
 
주택 관련 종합부동산세 세수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주로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에 부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세 통계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을 보유한 개인(12만8913명)의 경우 1149억원가량의 종합부동산세를 납부(서울 기준 10만2288명이 약 993억원)했으며, 일반 1~2주택을 보유한 개인(20만8892명)은 약 2700억원의 종합부동산세를 납부(서울 기준 13만5533명이 약 2057억원)한 것으로 나타난다. 3주택 이상 보유한 개인(6만 206명) 또한 1722억원의 종합부동산세를 납부(서울 기준 2만2498명이 944억원)한 것으로 확인된다. 총 39만8011명의 개인이 약 5571억원의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셈이다. 2024년 우리나라 총징수세액(약 301조원)에 비춰보면 고작 0.18% 수준에 불과하다. 요컨대 종합부동산세 납세자들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매우 낮은 조세부담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이처럼 소수에 불과한 개인에게 종합부동산세 납세의무를 지우고 있는 것일까? 그 답은 헌법과 종합부동산세법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제9차 개헌 헌법 전문에서는 “…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라고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종합부동산세는 기회 균등 민주주의라는 우리나라의 헌법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 조세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주택 등 부동산 자산의 편중은 대한민국 국민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도록 하는 데 매우 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종합부동산세법 제1조에서 “...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하여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여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종합부동산세가 이중 과세일 뿐 아니라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에서는 “조세입법자는 … 재정수입 확보목적 이외에도 국민경제적·재정정책적·사회정책적 목적달성을 위하여 …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라면 납세자간의 차별취급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설시하면서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한 조세의 부과를 긍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종합부동산세는 작금의 우리나라 자산 구조 또는 부동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 경제적 관점뿐만 아니라 기회 균등 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에서 보아도 매우 중요한 세목임은 분명하다. 아쉬운 것은 금번 세제개편에서 종합부동산세의 정책 목적과 헌법 가치를 몰각하여 오히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감세 조치로 후퇴했다는 점이다. 기회 균등 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의 지속 성장을 위해 종합부동산세는 반드시 정상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국회의 전향적인 논의를 기대한다.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세무학회 부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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