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원·달러 환율이 두 달여 만에 고점 대비 10% 넘게 하락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두 달 전만 해도 1600원을 위협하던 환율이 어느새 1300원대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을 얼마나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120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1300원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13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하기에 보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이유로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가 급등에도 원화 강세…삼전닉스 달러 매도 공세 영향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1원 오른 1339.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오전 134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오전 9시2분께 1343.2원으로 장중 최고점을 찍고, 1340원 미만에서 등락을 거듭한 뒤 1339.2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장중 최저는 1336.2원이었습니다. 환율이 13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4년 10월4일(1333.7원) 이후 약 1년11개월 만입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1600원을 위협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지속했습니다. 실제 환율은 지난 7월1일 중동 지역 불안과 달러 강세로 장중 1559.2원까지 치솟았고, 같은 달 7일에는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1555.8원을 찍으면서 1600원 돌파 가능성이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두 달여 만에 133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원홧값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재고조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다시 돌파했음에도 원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3.36% 오른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재돌파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2개월 만입니다.
국제유가 급등에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배경에는 역대급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 속,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수출 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대규모로 환전한 영향이 큽니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로 독일·일본·대만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고, 올해 누적 수출액도 9월 초에 지난해 연간 7093억달러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달러가 늘었고, 수출 기업들은 그동안 쌓아뒀던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시작한 것입니다.
'환율, 어디까지 떨어지나'…'1300원대 무게' 속 추가 하락 주목
그간 작동하지 못했던 '수출 호조→달러 매물 증가→원화 강세' 경로가 다시 작동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환율이 추가로 얼마나 더 떨어질지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현재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환율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연말까지 1300원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3분기 평균값은 1385~1430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고, 4분기에는 1360~1400원으로 추가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들이 주를 이룹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환율이 120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들어 수출업체 중심의 공격적인 달러 매도와 엔화 급강세에 따른 약달러가 동반되며 뚜렷하게 1340원 하단이 깨졌다"며 "4분기는 일별로 1400원대에 진입하는 날이 있더라도 분기 평균은 1300원대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는 1300원 부근에서 유의미한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한번 뚫리면 하단이 순식간에 낮아질 수 있다"며 "12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합니다. 이달 발표 예정인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정부는 대미 투자를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으로 충당하는 만큼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하지만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간선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도 환율 상승을 자극할 요소로 꼽힙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말 환율이 1400원대로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옵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 변수가 남아 있다"며 "한 달 뒤 환율은 1300원 중후반, 연말께는 1400원 초중반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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