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봉쇄 3개월' 핸드볼경기장 문 열렸다
95일 만에 회원종목단체 사무실 진입
컴퓨터·서류 등 필수 업무 물품 반출
경찰 1830명 배치…물리적 충돌 없어
2026-09-08 13:57:08 2026-09-08 14:46:23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문을 왜 열어야 하느냐", "선관위가 왜 들어가느냐."
 
8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3 게이트 앞. 경찰과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경기장 진입을 준비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 참가자들의 고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경찰이 출입문 앞에 설치된 현수막과 천막 등을 치우기 시작했고, 오전 9시12분쯤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열렸습니다. 6·3 지방선거 개표 이후 봉쇄 시위 95일 만이었습니다.
 
8일 오전 경찰 관계자가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위해 2-3 게이트 앞에 걸린 '부정선거' 주장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철문이 열리자 선거관리위원회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특검 관계자들이 먼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투표함과 투표용지 등이 보관된 장소의 안전 조치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후 대한체육회와 회원종목단체 관계자들이 물품을 담을 상자를 들고 경기장 안으로 향했습니다.
 
95일 만에 사무실로…컴퓨터·서류부터 꺼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간 대한체육회 산하 회원종목단체 관계자들은 곧바로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핸드볼경기장에는 당구·댄스스포츠·산악·세팍타크로·수상스키웨이크보드·수중핀수영·우슈·펜싱·핸드볼 등 9개 종목단체가 입주해 있습니다. 상주 직원만 약 79명입니다.
  
대한체육회 산하 9개 종목 단체 관계자들이 8일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 진입해 각종 장비와 행정 자료 PC 반출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관계자들은 컴퓨터 본체와 노트북, 업무 파일과 각종 행정 서류, 인감 등 당장 업무에 필요한 물품부터 챙겼습니다. 오전 10시5분쯤부터 물품을 담은 상자들이 수레에 실려 경기장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출입구 주변에 통로를 만들고 물품 반출을 지원했습니다.
 
상자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자 시위 참가자들의 항의가 다시 거세졌습니다. 일부는 "박스를 열어보라",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경찰이 시위 참가자들과 반출 통로 사이를 막아섰고 물품은 차례로 경기장 밖으로 옮겨졌습니다.
 
대한체육회와 입주 단체 관계자들은 오전 10시36분쯤 필요한 물품 반출을 마쳤습니다. 반출을 마친 뒤 김대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행정 장비와 서류, 선수 지원 장비가 묶여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시안게임이 목전에 있어 부득이하게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비와 서류를 꺼낸 만큼 잘 살펴보고 선수단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물품 반출은 다가온 체육계 일정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뤄졌습니다. 당장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일본에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9개 단체 가운데 6개 종목은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 종목입니다. 여기에 지난 7일부터 2027학년도 체육학과 수시전형 원서 접수도 시작됐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10일과 이달 4일 두 차례 경찰에 경기장 출입 지원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경찰은 투표지 보관 장소 보호를 위해 특검과 선관위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했고, 이날 특검 관계자 4명과 선관위 관계자 6명, 경기장 관리 주체인 한국체육산업개발 관계자 5명이 현장에 입회했습니다.
 
경찰 1830명 배치…장동혁도 경기장 내부 확인
 
경찰도 만일의 충돌에 대비해 대규모 경력을 배치했습니다.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이 현장을 총괄 지휘한 가운데 28개 기동대와 대화경찰 50명, 형사 100명 등 약 1830명이 투입됐습니다.
 
오전 9시54분쯤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 박충권 수석대변인 등과 함께 경기장에 들어갔습니다. 장 대표는 진입에 앞서 투표함과 투표용지 등 선거 관련 자료가 6·3 지방선거 이후 훼손되거나 오염되지 않았는지 수사를 통해 확인해 달라고 특검에 요청했습니다.
 
약 25분간 내부를 둘러보고 나온 장 대표는 "확인한 바로는 체육회 사무실과 투표함·투표용지 등이 보관된 곳은 완전히 분리돼 있다"며 "이곳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경찰이 잠금장치와 봉인을 한 것도 맞다"고 말했습니다.
 
장 대표가 발언을 마치고 대한체육회의 반출 관련 브리핑까지 끝난 10시40분쯤 핸드볼경기장 2-3 게이트의 철문은 다시 내려졌습니다. 오전 11시쯤 대한체육회 관계자와 경찰이 철수하면서 2시간가량 이어진 물품 반출 작업도 마무리됐습니다.
 
3개월 만에 성사된 진입…경찰 수사는 계속
 
핸드볼경기장 봉쇄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이곳이 개표소로 사용된 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이 선거 관련 자료 보존 등을 요구하며 경기장 주변을 지키면서 지난 6월5일부터 건물 전체의 출입이 제한됐습니다.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수차례 경기장 진입을 추진했지만 시위 참가자들과의 충돌 우려와 투표지 보존 문제 등을 이유로 실제 진입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 말에도 입주 종목단체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진입을 추진했지만 국회와 관계기관 협의가 길어지면서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이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날 특검과 선관위 등의 입회 아래 3개월 만에 진입이 성사됐습니다. 
 
8일 오전 9시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시도한 가운데 진입로 양쪽을 경찰과 취재진들이 둘러싸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봉쇄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핸드볼경기장 주변과 관련해 총 137건의 사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88건을 종결하고 49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은 사건 가운데 44건은 참가자 간 폭행, 5건은 경찰관 상대 모욕·명예훼손 등입니다.
  
경찰은 이날 경기장 진입에 앞서 입주 단체의 출입을 방해하거나 경찰·공무원 등에 대한 폭행·명예훼손·강요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다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진입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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