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현대차(005380)그룹과
포스코(005490)그룹이 미국 현지에서 철강 생산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수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1·2위 철강업체들이 손을 잡아 현지 생산라인 확보로 대응한 것입니다. 나아가 이번 전기로 제철소 건설로 철강업계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탄소저감 철강 생산체제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4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줄리아 레틀로우 공화당 하원의원, 강경화 주미 대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트로이 카터 민주당 하원의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004020)과 포스코는 4일(현지시각) 미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드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을 열고, 제철소 건설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기공식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광무 포스코 부사장,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000270) 사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HPLS는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오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올해 4분기 착공할 예정입니다. 연간 270만톤(t) 규모의 열연·냉연·도금 강판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되며, 총 투자금액은 58억 달러(약 8조원)입니다. 지분구조는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차·기아 각각 15%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발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핵심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더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소중한 파트너인 포스코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과 한국, 양국의 미래 세대를 위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HPLS 프로젝트는 1300명의 직접 고용을 포함해 총 54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됩니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도 “현대제철의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루이지애나 지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조감도. (사진=현대제철)
HPLS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추진한 26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일환입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HPLS를 포함한 미국 내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HPLS가 완성차 시장을 뒷받침하는 거점이자 탄소저감 생산체제 전환의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제강 원료인 직접환원철(DRI)부터 최종 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 공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기로(전기 아크 발생 시 나오는 열로 고철을 녹이는 기술)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고로(용광로) 생산 대비 70%까지 감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현대차·기아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까지 제품 공급을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아울러 HPLS를 통해 미국 관세 리스크도 일정 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매겼고, 이는 국내 철강업계에 직격타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제철 제철소 건설에 포스코가 협력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국내에선 경쟁자 입장이지만, 글로벌로 보면 둘 다 한국 기업”이라며 “(HPLS 협력은) 한국의 기업이 글로벌로 나가 서로 협력하고 우리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현지 투자를 통한 한미 양국의 협력 체계도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제철소 건설을 넘어서는 한미 산업 협력의 상징”이라며 “일방적인 투자가 아니라 상호 협력에 기반한 파트너십으로 루이지애나와 미국, 한국 모두의 이익이 되는 사업”이라고 평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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