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일상에 녹아든 AI…수원KT위즈파크, AI스타디움으로 변신
1회말 실제 아나운서·2회말 AI 박수미…함성 속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안면인식 입장부터 AI 치어풀·실시간 번역까지 관람 곳곳 AI 적용
야구장 적용 AI 기술, 고객센터·AICC·미디어로 확장
2026-09-06 09:00:00 2026-09-06 09:00:00
[수원=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1회말 KT위즈의 공격이 시작되자 수원KT위즈파크에 박수미 KT위즈 장내 아나운서의 선수 호명이 울려 퍼졌습니다. 관중의 함성과 응원가 사이로 익숙한 목소리가 선수들을 차례로 소개했습니다. 2회말에도 같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달라진 점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는 것입니다.
 
1회말은 박 아나운서가 직접 선수들을 소개했지만 2회말에는 그의 목소리를 학습한 AI 박수미가 대신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들어본 두 목소리의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관중의 함성과 응원 소리가 뒤섞이는 야외 경기장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AI 음성이 따로 튀거나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정도도 크지 않았습니다.
 
3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AI 박수미가 선수들을 소개하고 있다. 화면은 AI로 만든 KT 안현민 선수. (사진=뉴스토마토)
 
KT가 수원KT위즈파크를 AI스타디움으로 바꾸고 있는 한 장면입니다. AI를 별도의 기술로 보여주기보다 관중이 입장하고 경기를 보고 응원하는 일련의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입니다.
 
AI는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 시즌권자 가운데 위즈 앱을 통해 사전에 얼굴 사진을 등록한 이용자는 모바일 티켓이나 QR코드 없이 안면인식으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KT는 토스와 제휴로 안면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서비스 대상 확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즌권 이용자들은 AI 안면인식을 통해 입장할 수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경기장 안에서는 AI가 응원에도 활용됩니다. 관중이 AI 치어풀에 선수 이름이나 원하는 문구를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글자 형태와 디자인을 만들어줍니다. 특정 응원 동작을 AI가 인식해 시각 효과와 함께 전광판에 보여주는 동작분석 AI 팬캠도 운영 중입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안내방송과 응원단 멘트 등을 실시간 번역해 전광판 자막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적용됐습니다.
 
KT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AI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운영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람객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습니다. 이동재 KT 스포츠마케팅팀장은 "이런 서비스들이 외국인 관람객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I 치어풀(위)과 AI 자막이 경기 중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출산휴가 빈자리 채운 'AI 박수미'
 
AI스타디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기술은 AI 보이스입니다. 박 아나운서는 KT위즈가 1군에 진입한 2015년부터 장내 방송을 맡아왔습니다. 올해 출산으로 시즌 도중 자리를 비우게 되자 KT는 대체 아나운서 대신 박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학습한 AI 보이스를 투입했습니다. 박 아나운서는 출산 3일 전까지 마이크를 잡았고 출산 57일 만에 현장에 복귀했습니다. 박 아나운서는 "팬들이 SNS에 올린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녹음한 목소리라고 생각했다"며 "일반적인 안내는 가능하겠지만 선수 소개 스타일은 구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들어보고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AI 박수미에는 KT AX미래기술원 Frontier AI Lab Sound AI팀이 개발한 Prompt TTS가 적용됐습니다. 기존 음성합성(TTS)이 입력된 문장을 일정한 어조로 읽는 데 집중했다면 Prompt TTS는 자연어 지시에 따라 감정과 말투, 속도, 강세 등을 조절합니다. 일상 감정과 사과·공감·감사·위로·축하 등 비즈니스 상황을 포함해 15종의 발화 스타일을 지원합니다.
 
박재한 KT 사운드 AI팀장은 "박 아나운서는 오프닝과 선수 소개, 안내방송에서 각각 다른 스타일로 표현한다"며 "상황에 맞춰 발화 스타일을 제어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I 보이스 개발에는 약 한 달이 걸렸으며 10분 미만의 녹음 가운데 실제 활용 가능한 2~3분 분량의 음성을 이용했습니다.
 
박 아나운서가 돌아온 뒤에도 AI 보이스는 활용됩니다. 휴가나 목 상태 등으로 직접 방송하기 어려운 경우를 비롯해 박 아나운서가 함께 맡고 있는 프로농구 KT 소닉붐과 야구 경기 일정이 겹칠 때 보조 역할을 맡게 됩니다.
 
야구장에 적용된 AI 기술은 다른 고객 접점으로도 영역을 넓힙니다. KT는 Prompt TTS를 하반기부터 100번 고객센터와 AI컨택센터(AICC), 프로모션·이벤트,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야구장의 함성 속에 자연스럽게 섞인 AI를 일상의 고객 접점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입니다.
 
김동훈 KT 홍보실 전무는 "AI 기술을 고객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수원KT위즈파크를 시작으로 스포츠 현장에서 고객들이 AI를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원=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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