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9월 정기국회가 3일 첫 본회를 개최하면서 여야 간 입법·예산 대치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사법개혁과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비롯해 부동산 공급·세제, 미래산업 지원 법안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인 데다, 800조원대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공방도 예고됐습니다. 여당은 정부 국정 과제 뒷받침을 위한 입법과 확장 재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입법 폭주'와 재정 확대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입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2차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한을 1년 연장하는 내용의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법개혁 본격화…여야 '진검승부' 예고
국회가 3일 본회의를 열고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비롯한 비쟁점 법안 17개를 가결했습니다. 다만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쟁점 법안은 이날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부친상으로 이번 주 사법개혁 논의가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다음 주부터 사법개혁 법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사법개혁을 비롯해 이재명정부의 국정 과제를 뒷받침할 입법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의원 워크숍에서 '입법 전쟁'을 예고하며 "단축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오직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개혁의 마무리 작업을 준비하고 있으나, 야당에서는 이미 통과시킨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다시 공방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최근 발생한 경찰의 수사 뭉개기 등을 언급하며 '무능한 경찰'에 수사권을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사법개혁을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도 여야 충돌이 예상되는 법안입니다. 여기에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계기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공방까지 거세지면서 사법부를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화약고로 떠올랐습니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절차적 완결성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사전 조율 없이 대법관 후보를 서면으로 제청해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관례와 절차를 무시했다며 사퇴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일부 강경파는 조 대법원장의 지금까지 행적을 비판하며,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발했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헌법에 명시된 권한이지만,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는 헌법상 근거가 없다"며 "헌법을 부정하는 청와대의 대법관 제청권 침해는 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사법부의 충돌이 정기국회 사법개혁 논쟁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부동산에 '초슈퍼 예산'까지…곳곳 격전지
부동산 주택 공급 관련 법안부터 부동산 세제도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주택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을 위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용산공원에 대해서 국토부와 서울시가 협상을 이어가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공원을 사수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언급했습니다. 전날에도 여야 원내지도부는 부동산 법안 관련 협상을 이어갔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했습니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당과 만나고 왔지만) 도시정비법은 합의가 안 됐다"며 "처리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여야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당 간사인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야당 간사인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에게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의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을 1.2배 상향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습니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역시 정기국회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정부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세 부담 상한도 150%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앞서 발표했던 세제개편안을 일부 돌린 것입니다.
이에 민주당은 실거주자에 대한 우대 취지는 공감하나, 1주택자 간 과세 형평성과 세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공제액과 세 부담 상한만 조정해, 실제 세액에 영향을 미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그대로라며 추가 보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2027년도 예산도 보고받았습니다. 올해 예산안보다 12.8%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820조9000억원 입니다. 민주당은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담대한 투자"라며 신속 처리를 예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민 혈세 빚잔치를 벌이면 국민의 미래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며 맞섰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이 밖에 미래대응기금과 디지털자산기본법, 노란봉투법 후속 개정안 등도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으로 꼽힙니다. 특히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국민의힘은 "국민이 낸 세금을 대통령이 선심 쓰려 만든 '이재명 저수지'가 돼선 안 된다"며 날을 세우고 있어 관련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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