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전면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되면 오는 16일 첫차부터 서울 버스가 멈출 수 있습니다.
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지부위원장회의를 열고 조정 불성립 시 16일 첫차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노조가 밝힌 일정은 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1차 조정회의, 11일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 15일 2차 조정회의 순입니다. 조정 기한인 15일 밤 12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합니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버스들이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31일 조정 신청 당시만 해도 노조는 파업 수위를 조절하는 듯했습니다. 유재호 노조 정책기획국장은 당시 "전면파업도 가능성이 있는 선택지 중 하나"라고 했는데, 사흘 만에 내부 기류가 전면파업으로 모인 것입니다.
서울 시내버스는 필수공익사업장이 아니어서 파업 시 최소 운행 유지 의무가 없습니다. 올해 1월13~14일에도 이틀간 전면파업으로 시내버스 운행이 사실상 멈춘 바 있습니다.
노조가 대응 수위를 높이게 된 계기는 사 측의 9차 교섭안입니다.
노조에 따르면 사 측은 상여금과 명절수당을 기본급에 흡수하는 임금체계 개편안을 제시했습니다. 사 측은 이 개편으로 연봉 총액이 10.3% 오른다는 입장이지만, 상여금을 현행 체계에 그대로 두면 각종 수당이 함께 올라 준공영제 부담이 급증해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반면 노조는 대법원이 인정한 월 176시간 대신 209시간 기준을 지난해 2월로 소급 적용해 확정된 체불임금을 깎는 안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대법원은 동아운수 사건에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과 월 176시간 산정 기준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산정 기준 시간을 둘러싼 다툼은 서울 64개사 노동자 1만7000여명이 7개 법원에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의 쟁점 그대로입니다. 업계 추산 부담액은 최소 5266억원에서 최대 1조216억원에 이르고, 첫 판결이 될 서울서부지법 사건은 변론 재개로 다음달 22일로 밀렸습니다.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청원서를 접수하고, 진행 중인 민사소송의 청구취지를 체불임금 원금의 3배 이내 손해배상까지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상 고의·상습 체불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근거입니다.
같은 시기 파업 직전까지 갔던 부산·인천·울산이 5% 안팎 인상으로 타결한 데는 지자체 역할이 컸습니다. 부산은 시장이 교섭 현장을 찾고 노사정협의회 상설 운영에 합의했으며, 울산은 시가 적자보전율을 단계적으로 100%까지 높여 재정 부담을 떠안았습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통상임금 문제를 정리하고 올해 임금 인상만 협상한 반면, 서울은 체불임금과 임금협상이 한데 얽혀 있습니다. 반면, 서울시는 여전히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박점곤 노조 위원장은 이날 "월 176시간 기준은 흔들 수 없는 권리이자 법리"라며 "서울 물가에 맞게 준공영제 지역 수준 이상의 임금 인상을 쟁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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