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전한 ‘족벌경영’…총수 일가 407명 등기임원
총수 일가 등기임원 등재, BS그룹 46곳 ‘최다’
개인 1위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16곳 겸직
2026-08-05 10:25:02 2026-08-05 10:25:0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상당수가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총수와 자녀 등 직계가족은 물론, 친인척까지 계열사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혈연관계를 중심으로 한 족벌경영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 도심에 입주한 기업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4월 말 기준 총수가 있는 89개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총수 일가의 국내 계열사 등기임원 등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중 85개 그룹 총수 일가 407명이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수 일가의 계열사 등기임원 등재 건수를 그룹별로 합산한 결과 BS그룹이 46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SM그룹(45), GS그룹(34), 부영그룹(31), KG그룹(27), 농심그룹(26), 라인그룹·사조그룹(각각 24), 영풍그룹(23), KCC그룹(22) 등 순이었습니다.
 
개인별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계열사 21곳 중 16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해 총수 일가 407명 중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대명화학그룹의 권오일 회장도 계열사 68곳 중 15곳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2위를 차지했습니다.
 
총수 배우자 중에서는 공병학 라인그룹 회장의 배우자인 오정화 라인문화재단 이사장이 계열사 등기임원 8곳을 겸직해 총수 배우자로는 유일하게 겸직 수 상위 10위에 포함됐습니다. 총수 자녀 중에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서정 부영 이사가 13개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해 가장 많았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대기업의 상당수가 장자승계 원칙이 강했지만, 장녀의 등기임원 겸직도 두드러졌습니다. 겸직 수가 5곳 이상인 자녀 세대 11명 중에서는 총수의 장남이 6, 장녀가 4명을 기록했습니다. 자녀 세대 중 총수의 장녀는 이서영 부영 이사를 비롯해 서경선 소노인터내셔널 이사(7), 곽혜은 KG그룹 부사장(7), 이민경 원익 이사(7) 등입니다.
 
조사 대상 89개 집단 중 24곳의 총수는 소속 계열회사의 등기임원을 한 곳도 맡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 한화, HD현대, 신세계, CJ, DL, 미래에셋, 한국앤컴퍼니그룹, DB, 코오롱, 태광, 이랜드, 에코프로, 대방건설, 삼천리, 라인, LIG, 글로벌세아, 유진, BGF, 웅진, 파라다이스, 희성, 오리온 등입니다. 이중 DL, 미래에셋, 태광, 이랜드 등 4곳은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총수 일가가 1명도 없었습니다.
 
총수가 등기임원을 맡지 않은 그룹 중 일부는 총수를 대신해 자녀들이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었습니다.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임팩트 등 5개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습니다. 정기헌 HD현대 회장,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 등도 총수의 장남으로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그룹 등기이사로 오르게 됐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총수 일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동명이인 등은 제외됐고, 동일인 지정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 중인 쿠팡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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