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환율 다시 1500원대…'빚투'까지 겹악재
미국·이란 갈등 재점화에 국제유가 급등
원·달러 환율, 하루 만에 1500원선 복귀
'영끌·빚투'에 6월 은행 가계대출 7.6조↑
2026-07-09 17:26:15 2026-07-09 18:11:5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했습니다. 유가 급등에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다시 1500원을 넘어서면서 출렁였습니다. 중동 전운에 고유가·고환율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증시 활황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 급증에 가계대출 그림자가 한층 짙어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동 전운 고조에…유가·환율 '출렁'
 
8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5.20% 오른 배럴당 78.0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6월19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 거래일보다 4.47% 상승한 배럴당 73.52달러를 기록하며 6월22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유가 상승의 배경은 미·이란의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 지난 6~7일 해협을 지나던 선박 세 척이 공격을 받자 미국은 이란 내 군사 표적을 공습했습니다. 또 미국은 이란산 원유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제재 면제도 철회했습니다.
 
이에 국제유가는 미·이란 간 충돌 재개로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던 원유 수송이 다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상승 압력을 받았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가 "끝난 것 같다"며 이란을 향해 "그들과 거래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언급, 중동 정세 불안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습니다. 
 
중동 전운 고조에 국내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등락을 거듭하다가 전 거래일보다 7.6원 오른 1506.1원에 주간거래를 마치며 하루 만에 다시 1500원선을 넘었습니다. 앞서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가 1498.5원으로 지난 5월14일(1491.0원)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빚내서 집 사고 주식 산 가계…주담대·신용대출 '껑충'
 
고유가·고환율 불안과 더불어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은행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우려가 깊어졌습니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6년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89조4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7조6000억원이나 급증했습니다. 이는 2024년 8월 9조2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증가폭입니다. 
 
앞서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2조원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월 1조1000억원, 2월 4000억원 각각 줄었으나 3월 5000억원 증가로 반등한 뒤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증가폭도 4월 2조1000억원, 5월 6조9000억원에 이어 6월에는 더욱 확대된 흐름입니다. 
 
가계대출 급증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45조원으로 5월 말보다 4조3000억원 늘었습니다. 지난해 6월 5조1000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습니다. 한은은 4~5월의 수도권 주택 거래량 증가, 이미 분양한 아파트의 중도금 납부 수요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은행 기타대출 잔액도 243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3000억원 늘었습니다. 5월 3조7000억원과 견주면 증가 폭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3조원대의 증가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기타대출은 통상 6월에는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로 하락 압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월에 이어 6월에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평가입니다. 한은은 지난 5~6월 코스피 상승세에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한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6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4월 늘어난 주택 거래 영향으로 주택 관련 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기타 대출도 주식투자 관련 자금 수요 등으로 상당 폭 늘어나면서 8조원대로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타 대출의 경우 개인들의 주식투자 상황에 따라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주택시장 상황과 가계대출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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