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환율'…떨어져도 '1520원대'
엔화 강세·수출업체 달러 매도에…원·달러 환율 '숨 고르기'
달러 강세·외국인 증시 이탈 여전…환율 하락 제한 요인
2026-07-07 17:10:20 2026-07-07 17:48:1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 외환시장이 주중 24시간 체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20원대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1560원을 위협했던 흐름과 비교하면 한숨 돌린 모습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떨어져도 1520원대로, 여전히 1500원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 거래 시간이 길어져 거래 공백이 없어졌을 뿐, 원화 약세의 근본 배경인 미국 달러화 강세나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흐름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이 당장 환율 수준에 끼칠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초중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엔화 동조화 현상에…장중 1510원대로 하락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내린 1528.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이틀째인 이날 환율은 오전 6시 1528.9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이후 장중 변동성을 보이며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이후 1531.9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방향을 틀어 장중 한때 1519.6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다시 상승폭을 키워 1520원대로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환율이 1530원대에서 방향을 튼 것은 엔화가 약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 전날 162.41엔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62.18엔 수준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서 상승폭을 줄이며 161.67엔까지 떨어졌습니다. 엔화가 소폭 강세를 보이면서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원화도 전일 대비 강세를 보인 것입니다. 
 
여기에 지난주 1550원을 넘나들던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고점 대비 30원가량 하락해 그간 상승분을 되돌리자, 관망하던 수출업체들도 추격 매도 형태로 매도 물량을 확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고공행진하던 달러화 강세도 주춤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뒷받침했습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1.145까지 올랐다가 이날 100대로 내려왔습니다.
 
추세적 하락은 '산 너머 산'…당분간 1500원 초중반대 유지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여도 1500원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원화 약세의 근본적인 배경인 달러 강세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흐름이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900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지난달 19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습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밀어 올려 가공식품, 외식 등 소비자물가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수입물가는 물론, 기업 원가 부담을 늘려 소비자물가 상승과 더불어 소비 위축까지 불러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비 위축은 곧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24시간 체제에도 당장 환율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거래시간이 길어지면서 거래 공백이 줄어들 뿐, 달러 강세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입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안정되려면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줄거나 한·미 금리 차가 축소되고, 국내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개선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때문에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초중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다만 하반기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하반기 원화 점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정책과 수급 이벤트들이 대내외 달러 공급을 원활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인 환율 흐름은 점진적인 하락 추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환율은 당분간 1500원대에 머무를 것이나 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와 수급 여건은 원화 강세에 우호적"이라며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1430~1550원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습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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