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민관이 손잡고 벤처투자 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꼽혀온 정보 비대칭 해소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원과 네이버페이가 공동으로 모험자본 투자 플랫폼을 출범시키면서 증권사와 벤처캐피털(VC),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중소·벤처기업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해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유망 기업 발굴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700억원의 초기 투자를 받아 성장한 네이버가 이번에는 다음 세대 혁신기업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 운영자로 나섰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7일 서울 네이버 1784에서 네이버페이와 공동으로 'Npay 모험자본 투자 플랫폼' 출범식을 열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행사에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를 비롯해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벤처기업협회, 벤처캐피탈협회, 증권사·VC·신기사·벤처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네이버는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초기에 700억원의 투자를 받아 오늘에 이르렀다"며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네이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때 받았던 기회를 다음 세대 혁신기업에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고, 이번 플랫폼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페이가 플랫폼 운영을 맡게 된 것은 증권·부동산 등 여러 금융정보 서비스를 운영하며 이용자와 정보를 연결해 온 플랫폼 역량이 고려된 결과입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증권서비스, 부동산서비스 등 여러 금융정보를 유통하고 필요한 사용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많이 해왔고, 그런 경험을 높게 산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플랫폼은 투자자와 기업 간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는 모험자본 공급 확대 요구를 받고 있지만 투자할 만한 초기 기업을 발굴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벤처기업은 투자자를 만날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과거에도 유사한 정보 플랫폼이 운영됐지만 참여 기관이 제한적이고 활용도가 낮아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번 플랫폼은 투자자와 기업이 양방향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처음으로 갖추고, 금융당국이 직접 참여를 독려하며 네이버페이가 수수료 없이 공익적 목적으로 운영을 맡는 민관 협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존 시도와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모험자본은 말 그대로 하이리스크·하이리턴 투자"라며 "대기업은 실적과 신용도가 검증돼 투자 수요가 몰리지만, 시리즈 A·B·C 같은 초기 단계 기업은 옥석을 가려내는 데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동 플랫폼을 통해 노하우를 공유하면 투자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플랫폼은 이용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증권사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업 검색·요약 기능을 활용해 투자 후보 기업을 탐색하고 출자 공고와 펀드 제안을 표준화된 양식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VC와 신기사는 투자 성향에 맞는 기업 정보를 AI로 추천받고 관심 기업의 기업설명회(IR) 자료가 갱신되면 자동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은 IR 자료를 등록하면 기업 프로필이 생성되고 네이버 검색에도 기업 개요가 노출됩니다. 다만 플랫폼은 자체 투자심사 역량을 갖춘 기관투자자만 이용할 수 있으며 개인투자자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모험자본 시장을 통해 조성된 자금이 유망 기업으로 원활히 공급되려면 시장 참여자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자금 중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출시 초기에는 종투사와 VC, 신기사 등이 적극적인 마중물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플랫폼 출범은 정부가 추진 중인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확대와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 강화, 2조원 이상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 조성, 기술특례상장 개선 등을 통해 혁신기업의 자금조달과 회수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플랫폼이 투자 대상 발굴부터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7일 경기 성남 네이버1784에서 열린 모험자본 투자 플랫폼 출범식에서 플랫폼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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