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2차 종합특검이 내란특검의 12·3 비상계엄 수사 결과에 대한 기존 판단을 잇달아 뒤집으면서, 내란 청산을 바라보는 두 특검 간의 시선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애초 종합특검의 출범 취지는 3대 특검(김건희·내란·순직해병)이 미처 규명하지 못한 사실관계를 보완해 밝히는 것이지만,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도 정반대의 법률적 판단을 내리자 "청산을 위한 스텝이 꼬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이에 대해 종합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할 뿐이며, 혐의 규명이 필요하다면 수사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지난해 2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종합특검과 내란특검의 판단 차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최근 사례는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입건입니다. 조 전 단장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재검토를 요청했고, 이후 서강대교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행적으로 조 전 단장은 보국훈장 삼일장까지 받았지만, 종합특검은 지난달 27일 그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실제로 김지미 종합특검 특검보는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조 전 단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중요한 진술도 확보했다"고 했습니다. 계엄 당시 조 전 단장이 '국회에 진입하라'는 취지로 병력들에게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겁니다. 종합특검은 오는 10일엔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입니다. 반면 내란특검은 지난달 30일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조 전 단장이 위헌·위법한 지시를 스스로 거부해 비상계엄 조기 종식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하며 불입건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양경찰청의 내란 연루 의혹도 마찬가지입니다. 종합특검은 지난 1일 김종욱 전 해경청장과 안성식 전 기획조정관에게 내란 부화수행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두 사람에 대한 계엄 가담 의혹은 내란특검이 이미 불기소 처분한 사건이지만, 종합특검은 이들이 별도 지시 없이도 자발적으로 계엄 집행에 필요한 인력 파견과 총기 휴대 등을 논의했다고 보고 재수사에 나선 겁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내란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종합특검과 내란특검이 가장 신경전을 벌인 건 윤석열씨 체포 방해 사건을 두고서입니다. 종합특검은 지난달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씨 체포방해 건과 관련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같은당 김기현·권영진·윤상현 의원을 추가 입건했습니다. 당시 브리핑에서 종합특검은 "내란특검은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한 게 하나도 없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로부터 해당 고발 사건을 이첩받았지만 지난해 12월9일 각하 종결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내란특검은 이튿날인 30일 언론공지를 통해 "종합특검 관계자의 '내란특검에서 수사를 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며 "영장 집행에 참여한 다수의 경찰관으로부터 청취한 진술 등을 검토·분석한 뒤 법리에 따라 처분했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종합특검은 지난 5월18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 국정원 정무직 간부 6명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 대해서도 이미 5월14일 군형법상 반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 조사를 벌인 데 이어, 이미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그에게 반란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앞선 내란특검 수사에서 적극 협조해 '내부고발자'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습니다.
이보다 앞서 종합특검이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게 내란선전 혐의로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5월21일 기각된 사례도 있습니다. 내란특검이 직권남용 혐의로 이미 기소해 재판 중인 인물이어서 이중기소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부딪히는 양 기관의 시각차가 실제 재판정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5일 김현태 전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등 전직 군인 6명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역 군인 3~4명이 증언을 거부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앞서 내란특검 조사에서는 참고인 신분으로 비교적 협조적으로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종합특검에 피의자로 입건된 이후 재판부가 조서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소환하자 "종합특검에 입건된 혐의와 관련한 내용이라 증언하기 곤란하다"는 취지로 진술을 거부한 겁니다.
법조계에선 종합특검의 이런 행보가 종합특검법에서 명시한 '상호 협력 의무' 규정과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종합특검법엔 3대 특검과 종합특검이 수사·공소제기·공소유지에 있어 서로 협력해야 하며, 종합특검은 3대 특검의 직무 수행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형사재판에서는 공소사실이 명확하고 일관돼야 하는데, 같은 사건을 두고 법적 판단이 엇갈리면 피고인 측 방어 논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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