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인력 절벽)외국인 없이 못 돌린다…'임시방편'이 키운 공백
최근 외국인 건설노동자 8명 중 1명
불법 체류자 57%…안전 문제 직결
"결국 경쟁력 저하로…정책 보완 필요"
2026-06-24 16:20:49 2026-06-24 18:21:51
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건설 현장 외국인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진 가운데 내국인 숙련 인력 육성이 오히려 등한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 외국인 노동자가 절반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 같은 임시방편식 수혈이 숙련도 저하와 안전 공백이란 악순환을 불러오는 모양새입니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외국인 건설노동자 수는 22만9541명으로 전체 건설업 노동자(156만400명)의 14.7%를 차지했습니다. 외국인 건설노동자 비율은 지난 2020년 11.8%에서 2022년 12.7%로 증가한 데 이어 꾸준히 늘었습니다. 과거 10명 중 1명 꼴이었던 외국인 노동자가, 8명 중 1명으로 비중이 커진 겁니다. 
 
외국인 건설 인력 증가 뒤에 숨어 있는 불법 체류 상황도 심각합니다. 업계는 지난해 내국인 기능 인력 공급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외국인 노동자(42만명) 중 57%(24만명)이 불법 체류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불법 고용 구조가 현장 안전과도 직결됩니다. 실제 지난 2024년 산업재해로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 102명 가운데 43명(42.2%)이 건설업 종사자로, 업종별 최대치로 조사됐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주먹구구식 외국인 인력 채용 흐름이 결국 건설업계 숙련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97년 685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022년 505만명으로 180만명이 줄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9세 이하 비중이 전체의 25%에서 11%로 급감했고, 노동력 고령화로 55세 이상과 20대 노동자 간 격차는 2002년 5%포인트에서 2022년 3배까지 벌어졌습니다. 
 
세대교체 실패는 곧바로 공사비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뒤늦게 정부는 외국인 기능실습제도 확대와 특정 기능 비자를 신설했지만 내국인 기능 인력 생태계를 되살리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2024년 시행된 건설업 초과근무 상한 규제까지 겹치자 중소건설사 줄폐업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일본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도 이미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숙련 인력 부족은 단순한 인원 감소가 아니라 건설업 역량이 약화된다는 의미라는 겁니다. 특히 지방과 중소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외국 인력 의존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숙련기능인력(E-7-4) 비자 확대와 계절근로자 제도도 현장에선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외국인 인력은 현장에선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됐다"며 "문제는 숙련되지 않은 인력으로 인한 완성도와 안전인데, 보완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물론 국내 인력 처우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업 특화 취업비자'를 신설해 무작위가 아닌 현장 수요에 맞는 선별적 인력 배치 제도화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내국인 건설 기능인 등급제를 보완해 경력 관리 체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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