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1위 현대차·기아가 비워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을 향한 수입 완성차 브랜드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가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EV) 양 극단에 집중하는 사이, 그 중간 지점을 겨냥한 수입차 브랜드들의 포위망이 좁혀지는 모양새입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HEV 시장의 강자인 토요타와 비야디(BYD) 등 수입차 브랜드들이 최근 국내 PHEV 시장에 잇따라 신차를 선보이거나 출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PHEV는 전기차처럼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처럼 주유를 통해 엔진으로도 주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심 내 단거리 출퇴근 시에는 순수 전기 모드로만 주행하고, 장거리 운행 시에는 가솔린 엔진을 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습니다.
수입 브랜드들이 PHEV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현대차·기아가 국내 시장에 PHEV 라인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현대차는 그랜저, 쏘나타, 투싼 등의 PHEV 모델을 개발해 왔으나, 국내에서는 일반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처럼 국내 라인업이 사라진 배경에는 과거 정부의 PHEV 구매 보조금(500만원)이 폐지되면서 국내 수요가 급감했던 영향이 큽니다. 당시에는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이 예상되면서 PHEV의 입지가 좁아졌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화재 우려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고 하이브리드 선호 현상이 극대화되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충전 스트레스 없이 전기차의 장점을 일부 누릴 수 있는 PHEV가 다시 대안으로 부각된 것입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토요타코리아는 지난 16일 신형 RAV4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면서 순수 내연기관 모델 없이 하이브리드와 PHEV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사전계약 물량의 30%가 PHEV 트림에 집중됐다는 점은 국내 소비자들의 잠재 수요를 방증합니다.
비야디 코리아도 오는 26일 개막하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독자 하이브리드 기술인 DM-i를 처음 공개할 예정입니다. DM-i는 1.5리터 터보 엔진과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EHS), 블레이드 배터리로 구성되며, 전체 주행의 80% 이상을 전기모터가 담당하도록 설계해 전기차와 유사한 주행 질감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주거 환경이나 충전 여건이 다양한 상황에서 하나의 파워트레인만을 제시하기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접근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기차를 원하지만 여러 불안 요소로 인해 망설이는 고객들에게 PHEV는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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