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호반건설, 인천글로벌시티에 '가처분 신청'…송도사업 '장기표류' 불가피
인천지방법원에 우선협상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
호반 "협의 의사 있었는데 일방적인 통보 받아 유감"
가처분 외 본안소송 등 분쟁 국면…'불확실성' 늘어
박찬대 신임 시장 취임 앞두고 사업 장기 표류 우려
2026-06-09 14:00:00 2026-06-09 14:52:22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이 결국 법적 분쟁 국면에 돌입했습니다.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를 일방적으로 해제당한 호반건설이 발주처인 인천글로벌시티를 상대로 우선협상자 지위 보전 가처분을 신청한 겁니다. 인천글로벌시티가 새로 진행 중인 시공사 재입찰 일정과 미국 현지서 개시한 청약 모집 절차에 영향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사업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호반건설은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글로벌시티를 상대로 우선협상자 지위 보전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 3월23일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인천글로벌시티와 도급계약 협상을 진행하던 중 계약 체결 무산을 이유로 우선협상자 지위 해제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지난 2일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다시 냈고, 신규 우선협상자 선정 예정일은 내달 13일입니다.
 
송도 글로벌시티 3단계 사업 조감도. (사진=인천글로벌시티)
 
실제로 인천글로벌시티는 우선협상자 선정 6일 만인 지난 4월8일을 호반건설에 1차 사인 시한으로 전달했고, 호반건설이 도급계약서 검토에 난색을 보이자 4월23일과 5월8일로 시한을 거듭 못 박았습니다. 5월8일에는 "이행 조치 및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을 경우 입찰을 무효화하는 등 후속 조치를 즉시 시행할 것임을 2차로 최고한다"는 공문까지 발송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인천글로벌시티가 제시한 계약서엔 △설계 누락분 시공사 무상 시공 의무 △계약문서 해석권 발주처 우위 △물가변동·설계변경 정산 전면 배제 △공사대금 분양 성과 종속 등 시공사 부담을 한쪽으로 몰아넣는 조항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호반건설은 이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지만, 인천글로벌시티는 시한만 압박하며 사인만 요구하다가 결국 우선협상자 지위 해제를 통보하고 재입찰 공고를 낸 셈입니다. 
  
호반건설은 <뉴스토마토>에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우선협상자 선정 후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수차례 협의에 성실히 참여했으며, 도급계약 체결 자체를 거부하거나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이 전혀 없다"고 "그럼에도 인천글로벌시티는 우선협상자 지위 해제를 통보했다. 유감스럽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호반건설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 관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호반건설의 가처분 신청으로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의 시공사 선정 일정은 다시 안갯속에 들어갔습니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인천글로벌시티가 진행 중인 재입찰 절차 자체가 정지될 수 있습니다. 인천글로벌시티가 가처분 취소 신청를 제기하거나 가처분이 기각되더라도 본안소송이 진행된다면 사업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 들어올 시공사가 본안소송 부담을 우려해 응찰을 꺼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공사 선정이 표류하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선 이미 청약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점입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8일 보도한 <(단독)시공사·대행사도 없는데 해외서 '청약' 돌입…인천글로벌시티 '불법분양' 의혹> 기사에 따르면, 인천글로벌시티는 지난 1일부터 송도 11공구 RC1블록 1700세대를 대상으로 청약의향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미국 거주 외국인과 재외동포 등을 대상으로 1인당 원화 100만원 또는 미화 1000달러를 인천글로벌시티 법인계좌로 송금받고 있습니다. 청약 안내문엔 청약의향금이 향후 청약 접수 대금으로 자동 전환된다고 명시, 사실상 청약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 구조입니다.
 
시공사조차 정해지지 않아 도급금액과 분양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약자들이 먼저 자금을 송금하는 구조는 소송 분쟁과 맞물릴 경우 청약자들에게 치명적입니다.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사업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면 청약자 환불 대란, 호반건설과의 손해배상 소송, 새 시공사 응찰 기피에 따른 연쇄 사업 지연 등 초대형 리스크를 청약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의 개발이익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1호 공약 '뉴홍콩시티'의 핵심 사업인 영종 국제학교 건립 재원으로 활용됩니다. 인천시청·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도시공사·인천글로벌시티 4자 업무 약정에 따라 송도 아메리칸타운 1·2단계 개발이익금 600억원과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개발이익금 900억원을 합한 1500억원이 영종 국제학교 건립비로 사용되는 겁니다. 하지만 호반건설과의 분쟁 등으로 송도 글로벌타운이 표류하면 영종 국제학교 건립 일정에도 상당한 여파가 있을 걸로 관측됩니다. 
 
특히 인천글로벌시티는 6·3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 유정복 시장의 치적을 만들기 위해 성급하게 송도 글로벌타운 사업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인천글로벌시티가 호반건설에 과도한 부담이 담긴 계약서를 내밀고 사인을 강요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그러나 시공사 우선협상자의 가처분 신청으로 사업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유정복 성과 만들기' 시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새 인천시장 취임을 앞둔 박찬대 당선인 측도 말 많고 탈 많은 송도 글로벌타운 사업을 손볼 걸로 보입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시점에선 전임 시장 때의 구체적 사안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인수위 활동이 시작되면 들여다볼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찬대 당선인 인수위는 오는 10일 공식 활동을 시작합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인천글로벌시티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담당자 부재 등을 이유로 답변을 미뤄 듣지 못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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